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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왕의 친구라고? — 태종의 시대, 나는 내 길을 간다


제 35 회태종 13년 · 1413년 겨울
진실 앞에 서다
💡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워도 하는 것이다
방간의 세력이 꾸민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방간이 직접 역모를 꾸민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방간 주변에 남아 있던 옛 추종자들 중 일부가 방원을 흔들기 위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새봄이 방간과 시전에서 만난 것이 증거로 둔갑했다. 두 사람이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 그 내용이 방원에 대한 험담이었다는 것—모두 거짓이었다.
의금부에서 혐의가 해제됐지만, 조정 일부에서는 여전히 새봄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왕의 편에서 한 결정이라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었지만, 수군거림은 남았다.
그래서 방원이 결정했다. 신하들이 모인 자리에서 새봄이 직접 증언하도록.
새봄은 그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다리가 풀릴 것 같았다.
"신하들 앞에서요? 제가요?"
"네가 직접 말해야 한다. 내가 대신 말하면 믿지 않을 것이다."
"저 같은 평민이 조정 신하들 앞에서 말을 해도 돼요?"
"내가 허락한다."
새봄이 방원을 봤다. 방원의 눈이 진지했다. 두려워하는 것을 알면서도 부탁하는 눈이었다.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 눈이었다.
"……알겠어요."
며칠 동안 새봄은 무슨 말을 할지 계속 생각했다. 할머니한테도 말했다. 할머니는 짧게 대답하셨다.
"진실은 꾸밀 필요가 없어. 있는 그대로 말하면 돼."
그날이 왔다. 겨울 아침이었다. 하늘이 낮고 차가웠다. 새봄은 단정하게 옷을 입었다. 손이 차가웠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편전 입구에 서 있을 때, 도윤이 나타났다. 숨을 약간 헐떡였다. 뛰어온 것 같았다.
"나 몰래 혼자 가려고 했어?"
"들어갈 수 있는 데까지만 같이 가도 돼."
도윤이 새봄 옆에 섰다.
"들어가기 전에 뭔가 말해줄까."
"뭐."
"새봄이 너는 열다섯 살에 궁 담장 구멍으로 들어갔던 애야. 그것도 겁도 없이. 그거에 비하면 이건 그냥 문으로 들어가는 거잖아."
새봄이 피식 웃었다.
"그때는 뭔지도 몰라서 겁이 없었지."
"지금도 알고 들어가는 거잖아. 더 용감한 거야."
새봄이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가슴이 조금 가라앉았다.
편전에 들어섰다. 신하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모두 새봄을 봤다. 그 시선들이 무거웠다. 높은 사람들의 눈빛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방원이 상석에 앉아 있었다. 새봄과 눈이 마주쳤다. 방원이 고개를 아주 조금 끄덕였다.
새봄이 입을 열었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목소리가 처음엔 떨렸다. 한 문장이 지나고 나서 조금 잦아들었다. 두 문장이 지나고 나서는 더 안정됐다.
있는 그대로 말했다. 이방간이 길을 막았던 것. 그가 한 말. 새봄이 대답한 것. 직접 방원한테 말하라고 돌려보낸 것. 숨기거나 과장하지 않았다.
신하 한 명이 끼어들었다.
"하나 묻겠다. 그 자리에서 전하를 험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
새봄이 그 신하를 봤다.
"증명할 수 없어요."
편전이 조용해졌다.
"다만, 제가 이 자리에서 거짓말을 해서 얻을 게 없어요. 저는 시전 약방집 딸이에요. 이 자리에서 밝혀질 것이 두려웠다면 애초에 오지 않았겠죠."
또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하나 더요."
새봄이 방원을 봤다. 방원이 새봄을 봤다.
"제가 전하를 험담할 이유가 없어요. 저는 전하가 좋은 왕이 되실 거라고 믿거든요. 오래전부터요."
편전이 다시 조용해졌다. 이번엔 다른 종류의 조용함이었다.
방원이 말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혐의는 이 자리에서 완전히 해제한다."
새봄이 허리를 굽혀 예를 갖추고 물러났다.
편전 문을 나서자마자 다리가 풀렸다. 문 기둥을 잡았다. 숨을 크게 내쉬었다.
|
'했다. 했어. 두려웠는데 했어.'
|
도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봄이 문 기둥에서 손을 떼고 걸었다. 도윤이 말없이 옆에 붙었다.
겨울 햇살이 마당에 낮게 깔려 있었다. 차가운 빛이었지만 따뜻하게 느껴졌다.
— 35회 끝 —
다음 회: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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