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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 시프트 (Pandemic Shift)

21화: 정부의 회유와 협박 (The Government's Coaxing and Threats)

군부대(봉황)와의 지속적인 교신, 구조 약속과 함께 '오메가 프로젝트' 관련 정보의 파기 요구, 하준의 경계심 증폭.

군부대 콜사인 '봉황'과의 교신 성공은 하준 일행에게 희망과 함께 극도의 긴장을 안겨주었다. 다음 날 아침, 무전기는 약속한 시간에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어제보다 훨씬 명확한 음성이었다.

"여기는 봉황. 강하준 생존자, 들리는가? 오버."

하준이 응답했다. "들린다. 우리는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언제쯤 진입할 수 있나? 오버."

상대편은 한 박자 쉬고 말을 이었다. "당신들의 생존 사실이 상부에 보고되었다. 우리는 곧 특수 구조팀을 파견할 것이다. 하지만 구조에는 조건이 있다."

"조건이라고?" 하준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당신들이 언급한 **'오메가 프로젝트'**에 관한 모든 정보, 그리고 당신들이 발견한 모든 기록이나 물질은 구조 즉시 우리에게 인계되어야 한다. 특히, 증거가 될 만한 모든 자료는 스스로 파기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당신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다. 오버."

이것은 명백한 회유와 협박이었다. 그들은 구조를 미끼로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 하준은 민수와 유리를 바라보았다. 민수는 분노했고, 유리는 불안해했다.

"파기할 수 없다. 이 진실이 바로 우리를 살릴 유일한 무기다. 당신들은 이 프로젝트가 생화학 무기 실험의 실패작임을 알고 있지 않나? 오버." 하준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상대편은 더욱 차가워졌다. "강하준, 당신은 상황을 오판하고 있다. 당신이 가진 정보는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우리는 당신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협조하지 않는다면, 구조 계획은 취소될 수 있다. 다시 말한다. 모든 증거물을 파기하고, 구조팀을 기다려라. 오버."

교신은 일방적으로 끊겼다. 하준은 무전기를 내려놓았다.

"젠장! 그들은 우리가 '오메가 프로젝트'의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만 관심이 있어! 우릴 구출하려는 게 아니라, 증거를 없애려 오는 거야!" 민수가 주먹을 쥐었다.

하준은 냉정하게 결론지었다. "우리가 증거물을 가지고 있는 한, 그들은 우리를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하는 순간, 우리는 위험에 처할 거야. 우리의 최종 목표는 그들에게 구조되는 것이 아니라, 이 증거를 외부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하준은 결심했다. 그들이 진입하기 전에, R&D 구역에 들어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했다.

22화: 해킹 시도와 새로운 동맹 (Hacking Attempt and New Alliance)

R&D 구역 진입을 위한 전자 보안 패드 해킹 필요성 인지, 에덴 시티의 생존자 중 컴퓨터 전문가의 존재 파악, 위험한 동맹 제안.

하준 일행은 R&D 구역의 문을 열기 위해 다시 지하 3층 기계실로 향했다. 그들은 문에 설치된 전자 보안 패드를 분석했다.

"이건 단순한 잠금장치가 아니야. 군사용 등급의 암호화가 되어 있을 거야. 태영아, 너는 이걸 부술 수 없어. 부수면 보안 시스템 전체가 다운되거나, 함정이 발동할 수도 있어." 하준이 말했다.

유리가 말했다. "결국 이 문을 열려면 해킹이 필요하다는 거네요. 저희 중에 컴퓨터 전문가는 없는데…"

하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에덴 시티에 갇힌 생존자들 중에는 분명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혹시 박 이사 그룹이 와해되기 전, 컴퓨터 관련 기술자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민수야, 기억해 봐. 박 이사 그룹에 있었던 사람들 중에,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이 있었는지."

민수는 떠올렸다. "아…! 있었어요. 키 크고 마른 남자였는데, 이름이 김준수였을 겁니다. 박 이사 밑에서 문서 관리 같은 걸 하던 사람이었죠. 박 이사가 그를 잡일꾼처럼 부려서 불만이 많았어요."

김준수. 박 이사 그룹의 희생자일 수도 있었지만, 혹시 살아남았다면 강력한 아군이 될 수 있었다. 하준은 위험을 감수하고 지하 창고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밤이 되자, 하준과 태영은 조심스럽게 지하 2층 창고로 내려갔다. 그곳은 여전히 좀비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가득했지만, 소리는 이전보다 뜸해졌다. 좀비들이 사냥을 마치고 휴면기에 들어간 듯했다.

하준은 창고 구석, 박 이사 그룹이 사용하던 비품 창고를 탐색했다. 피와 훼손된 시신들 속에서, 그들은 두려움에 떨며 웅크리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바로 김준수였다. 그는 박 이사가 당했을 때, 기지를 발휘해 비좁은 통풍구 안에 몸을 숨겼던 것이다.

"김준수 씨! 우린 당신을 해치지 않아. 우리는 강하준 그룹이다."

준수는 공포에 질려 떨었지만, 하준 일행이 박 이사 일당이 아님을 알고 안도했다.

하준은 준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제안했다. "R&D 구역의 문을 여는 걸 도와주면, 우리는 당신을 끝까지 보호하고 함께 탈출한다. 당신의 기술이 필요해. 우리는 당신이 가진 것을 독점하지 않아."

준수는 주변에 널린 박 이사 그룹의 끔찍한 최후를 보고, 하준 일행의 눈빛에서 진심을 읽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동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3화: R&D 구역의 문을 열다 (Opening the R&D Zone Door)

김준수의 활약과 전자 보안 패드 해킹 성공, R&D 구역 진입, 내부에서 발견된 소각되지 않은 '실험 기록'.

김준수(30대 초반)는 박 이사에게 시달렸던 것과는 달리,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뛰어난 시스템 엔지니어였다. 그는 하준 일행이 제공한 낡은 배터리와 관리실에서 확보한 전선들을 이용해 **'임시 해킹 장치'**를 만들었다.

하준, 태영, 준수, 그리고 민수가 R&D 구역 문 앞에 다시 섰다. 차유리는 2층 은신처에서 무전기를 들고 외부 경계를 섰다.

준수는 떨리는 손으로 보안 패드에 장치를 연결했다. "이 문은 지문 인식과 함께 6자리 코드가 필요합니다. 암호화 레벨이 매우 높아요… 시간이 걸릴 겁니다."

긴장된 침묵 속에서, 준수의 해킹 장치에서 작은 LED 불빛이 깜빡였다. 주변에서는 여전히 간헐적인 좀비의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30분의 사투 끝에, 준수가 외쳤다. "됐다! 코드를 알아냈습니다! '074000'!"

'074000'. 하준은 이 숫자가 1화에서 뉴스에 보도되었던 '사고 발생 시간(아침 7시 40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직감했다. 얼마나 조잡하고도 오만한 은폐였던가.

삐빅! 콰르르르릉!

거대한 철문이 마침내 열렸다. 문 뒤에서는 강한 소독약과 화학약품 냄새가 풍겨왔다.

내부는 예상대로 작은 임시 연구실이었다. 소각기로 증거를 인멸하려 했는지, 벽에는 검은 그을음이 가득했고, 바닥에는 타다 남은 종잇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좀비는 없었다. 그들이 찾던 결정적인 증거가 될 만한 것은 없어 보였다.

"이럴 수가! 다 태워버렸잖아!" 민수가 절망했다.

하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태영과 함께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리고 소각기의 안쪽에 반쯤 녹아내렸지만, 아직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금속 상자를 발견했다.

태영이 상자를 쇠파이프로 부쉈다. 상자 안에는 놀랍게도 소각되지 않은 채로 보존된 두꺼운 파일이 들어 있었다. 파일 표지에는 '프로젝트: 오메가 - C-7 임상 보고서 최종본'이라고 적혀 있었다.

결정적인 증거. 이 파일 안에는 C-7 바이러스의 개발 배경, '방역 유린 구역(242 구역)' 지정의 진정한 목적, 그리고 실험체가 되었던 에덴 시티 주민들의 기록까지 담겨 있었다. 하준은 파일을 펼쳐보았다. 그의 얼굴은 분노와 충격으로 일그러졌다.

24화: 오메가 프로젝트의 진실 (The Truth of the Omega Project)

'오메가 프로젝트' 파일 해독, C-7 바이러스의 인위적 개발 배경 및 에덴 시티 주민들의 임상 기록 확인, 구조팀이 아닌 '정리팀'의 존재 인지.

하준 일행은 R&D 구역의 불타지 않은 파일이 담고 있는 진실을 충격 속에서 확인했다.

C-7 바이러스: 단순한 사고가 아닌, 특정 국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초급속 신경성 생화학 무기'로 인위적으로 개발되었다. 이 바이러스의 목표는 대규모 살상이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공격성 유발'이었다.

에덴 시티의 진실: 이 복합 시설은 바이러스의 통제 가능성 및 전파력을 시험하기 위한 '밀폐형 임상 실험장'이었다. 주민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 실험에 노출된 것이었다. '방역 유린 구역(242)'이라는 명칭은 '감염된 실험장을 격리한다'는 의미였다.

구조팀의 실체: 파일의 마지막 부분에는 '프로젝트 은폐 및 최종 정리팀(Code: 까마귀)'의 작전 개요가 언급되어 있었다. 이 팀의 임무는 생존자 구조가 아니라, '생존자 및 모든 증거의 완전 제거'였다.

"우릴 구하러 온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었어. 그들은 우리를 '정리'하러 오는 거야!" 유리가 절규했다.

하준의 얼굴은 돌처럼 굳었다. "까마귀… 콜사인 '봉황'과 연락했던 것도 그들의 미끼였을 거야. 그들이 올 때까지 우리가 얌전히 기다리게 하려고."

그때, 민수가 무전기를 들고 급히 달려왔다.

"하준아! 봉황… 아니, '까마귀' 측에서 연락이 왔어! 그들이 지금 최종 진입을 준비 중이래. 헬기로 옥상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시간이 없었다. 그들은 진실을 담은 파일과 김준수라는 기술 전문가를 얻었지만, 이제 '까마귀 팀'이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그들을 덮치려 하고 있었다. 그들이 이 갇혀진 공간을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바로 지금이었다.

"준수 씨, 이 문을 다시 잠글 수 있나? 우리가 시간을 벌어야 해."

"잠글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코드를 알면 곧 들어올 겁니다." 준수가 말했다.

하준은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R&D 시설의 비상 탈출구'에 대한 언급을 확인했다. 모든 연구 시설에는 반드시 비상 탈출구가 존재했다.

25화: 옥상으로의 사투와 '까마귀'의 그림자 (The Fight to the Rooftop and the Shadow of 'Crow')

'까마귀 팀'의 에덴 시티 옥상 진입 시작, 하준 일행의 옥상 비상 탈출구 탐색, 진화된 '특수 좀비'와의 조우.

'까마귀 팀'이 옥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무전과 함께, 에덴 시티 전체에 헬리콥터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하준 일행은 R&D 구역을 박차고 나와 2층 은신처로 돌아왔다.

"파일! 이걸 안전하게 외부로 전송해야 해!" 하준이 파일을 민수에게 건네며 말했다.

"탈출구는? R&D 구역 파일에 옥상 쪽 비상구가 언급되어 있었어!" 태영이 물었다.

하준은 지도를 펼쳤다. "R&D 시설은 원래 지하에 있지만, 비상구는 주거동 옥상과 연결되어 있어. 하지만 지금 옥상은 '까마귀'들이 점령했을 거야!"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살아남아 진실을 알리려면 옥상으로 올라가야 했다.

하준 일행은 2층에서부터 옥상으로 향하는 비상 계단을 필사적으로 뛰어올랐다. 헬리콥터 소리가 너무 가까워지자, 좀비들도 자극을 받아 층층마다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이 10층에 다다랐을 때였다. 일반 좀비들과는 확연히 다른, 갑옷 같은 피부와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근육을 가진 '특수 좀비' 한 마리가 계단을 막고 서 있었다.

"이건… 보고서에 있던 '알파 변이체'야! 일반 좀비보다 훨씬 빨라!" 유리가 경악했다.

특수 좀비는 짐승 같은 포효와 함께 달려들었다. 태영이 쇠파이프로 막으려 했지만, 좀비의 강력한 힘 앞에 튕겨져 나갔다.

하준은 파일로 본 내용을 기억했다. '알파 변이체'는 중추 신경계의 특정 부위가 약점이었다.

"태영아, 다리를 묶어! 민수, 소리 질러서 시선을 분산시켜!"

민수와 태영의 협력으로 좀비의 움직임이 잠시 둔화된 틈을 타, 하준은 맥가이버 칼을 꺼내 좀비의 목덜미와 척추가 연결된 부위에 정확히 찔러 넣었다.

콰직! 좀비는 비명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하준은 온몸이 땀에 젖었다.

그들이 간신히 옥상 문에 다다랐을 때, 콰앙! 옥상 문이 안쪽에서 폭파되었다. 이미 '까마귀 팀'이 옥상에 진입해 방어선을 구축한 후였다. 검은 특수복을 입은 팀원들이 총을 겨누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라! 무기를 버려!"

하준 일행은 갇혀진 공간 안에서 좀비와 인간의 만행을 모두 이겨냈지만, 이제 국가 권력의 그림자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들의 손에는 오메가 프로젝트의 진실이 담긴 파일이 쥐어져 있었다. 이 파일이 세상에 나갈 수 있을까?

26화: 옥상 위, 까마귀 팀과의 대치 (Rooftop Standoff with the Crow Team)

'까마귀 팀'과의 직접 대면, 팀장 '코드 네임 헌터'의 등장, 하준의 파일 인계 거부와 최후통첩.

옥상 문이 폭파된 후, 검은 특수복과 방탄모를 착용한 '까마귀 팀' 요원들이 옥상 전체를 장악했다. 헬리콥터가 상공에서 회전하며 굉음을 냈고,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하준 일행은 총구의 위협 아래 무릎을 꿇었다.

곧이어, 요원들 사이로 한 인물이 걸어 나왔다. 그는 방탄모를 벗지 않았지만, 흉부 방탄복에 새겨진 붉은 표식은 그가 이 팀의 리더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코드 네임 '헌터'였다.

"강하준 생존자. 그리고 그의 동료들. 무전으로 경고했을 텐데. 왜 파기하지 않았나?" 헌터의 목소리는 기계처럼 차갑고 감정이 없었다.

하준은 파일이 든 가방을 꽉 쥐었다. "당신들이 말하는 '구조'는 '은폐'였으니까. 당신들은 우릴 살리러 온 게 아니라, 이 '오메가 프로젝트'의 증거를 없애러 온 거잖아."

헌터는 하준의 말을 무시했다. "파일을 인계해라. 자발적으로 협조하면 당신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이 복합 시설은 곧 완전 정화에 들어갈 것이다. 당신들은 여기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잡은 거다."

"정화? 당신들이 만든 생화학 무기의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남은 생존자들까지 죽이겠다는 뜻인가?" 하준이 외쳤다. "우리가 가진 파일 안에는 당신들의 만행이 모두 기록되어 있다!"

헌터는 한 발짝 다가섰다. 그의 손에 든 소총은 위압적이었다. "우리의 임무는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당신들의 생존은 우리의 임무 범위 밖이다. 지금 당장 파일을 넘겨.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하준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파일을 넘겨주는 대신, 헌터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우리는 이 파일을 세상에 알릴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세상에 알려, 당신들의 만행을 심판받게 할 것이다."

헌터는 더 이상 대화할 의지가 없었다. 그는 손을 들어 요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협조 거부. 목표물 확보. 파일을 먼저 회수하고, 나머지는 현장 정리."

옥상에서의 대치가 이제 피할 수 없는 생사를 건 전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27화: 헬기 탈취를 위한 반격 (Counterattack for the Helicopter Hijack)

하준 일행의 기습 반격 시작, 김준수의 전자 교란 능력 발휘, 태영의 무력 돌파와 헬기 탈취 시도.

'정리'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까마귀 팀 요원들이 하준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하준은 기다렸다는 듯 외쳤다. "민수! 준수! 지금이야!"

첫 번째 반격은 김준수에게서 나왔다. 헌터가 하준에게 다가서는 순간, 준수는 미리 준비한 휴대용 교란 장치를 작동시켰다. 이 장치는 에덴 시티의 낡은 통신 장비와 군부대 무전기를 조합하여 만든 것이었다.

삐이이이익! 날카로운 전자 교란음이 옥상을 뒤덮었다.

까마귀 팀 요원들의 통신 장비와 헌터의 헤드셋에서 갑자기 고주파음이 터져 나왔다. 요원들이 순간적으로 귀를 막고 움츠러들었다. 짧은 틈이었지만, 하준 일행에게는 충분했다.

"태영! 헬기!" 하준이 소리쳤다.

정태영이 쇠파이프를 들고 헬리콥터 쪽으로 돌진했다. 헬기는 이착륙을 위해 시동을 건 채 대기 중이었다. 태영은 가장 가까이 있던 요원 두 명을 쇠파이프로 강타하여 쓰러뜨렸다.

하준은 민수와 함께 헌터를 향해 돌진했다. 하준은 헌터에게 몸을 던져 그의 소총을 낚아챘고, 민수는 헌터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헌터는 강력했지만, 하준의 필사적인 저항에 균형을 잃었다.

이 혼란 속에서 차유리는 재빨리 헌터가 잠시 떨어뜨린 통신 장비에 접근했다. 그녀는 군부대의 주파수를 잡아 '봉황' 콜사인에게 다급한 메시지를 전송했다.

"여기는 242 생존자! 콜사인 봉황! 당신들은 '까마귀 팀'에 속았다! 그들은 우릴 구조하는 게 아니라 제거하려 한다! 우리는 지금 옥상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유리의 외침은 옥상의 요원들 중 일부에게 혼란을 주었다.

태영은 헬기 조종석에 도달했고, 조종사를 끌어내려 제압했다. 하준은 헌터에게서 파일을 지켜내며 외쳤다. "빨리 헬기에 타! 시간이 없어!"

28화: 옥상 탈출과 추격전 (The Rooftop Escape and the Chase)

하준 일행의 헬기 탈취 성공과 이륙, 까마귀 팀의 맹렬한 추격, C-7 바이러스에 감염된 헬기 조종사의 발견.

하준, 민수, 태영, 유리, 준수. 다섯 명의 생존자는 기적적으로 헬리콥터에 몸을 실었다. 태영이 헬기 조종석에 앉았다. 태영은 전직 군인이었기에 헬기 조종 경험이 있었다.

"시동! 빨리 이륙해!" 하준이 헌터의 추격을 피하며 소리쳤다.

헬리콥터가 간신히 옥상에서 이륙하자, 까마귀 팀 요원들이 옥상 난간에서 소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파바바방! 총탄이 헬기 동체에 부딪혔다.

"젠장! 피해가 크진 않지만, 오래 버티지 못해!" 태영이 외쳤다.

하준은 헬기 내부의 통신 시스템을 가동했다. 헌터 팀이 다른 헬기를 이용해 그들을 추격할 것이 분명했다.

그때, 유리가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그녀는 조종석 옆에 쓰러져 있는 원래의 헬기 조종사를 살폈다.

"하준아! 이 조종사… 이상해. 열이 너무 높아. 그리고… 눈이…!" 유리는 경악했다.

조종사의 눈은 핏줄로 뒤덮여 있었고, 온몸은 식은땀과 열로 젖어 있었다. 그는 C-7 바이러스의 초기 감염 단계에 있었던 것이다.

'까마귀 팀'은 자신들의 요원조차도 바이러스에 노출된 채로 이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광기와 은폐 의지는 하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 헬기는 안전하지 않아! 우리는 이 헬기를 오래 탈 수 없어!" 하준이 절규했다.

바로 그때, 뒤편에서 또 다른 검은 헬리콥터가 맹렬한 속도로 따라붙었다. 헌터가 직접 탑승한 추격 헬기였다. 그들의 헬기에는 기관총이 장착되어 있었다.

"하준아, 도망칠 곳이 없어! 곧 미사일이라도 쏠 거야!" 태영이 조종간을 잡으며 외쳤다.

하준은 마지막 결단을 내렸다. 그들의 목표는 탈출이 아닌, '파일의 전송'이었다.

29화: 진실의 전송 (The Transmission of Truth)

헌터 팀의 공격 회피, 김준수의 파일 암호 해제 및 전송 준비, 하준의 생존 그룹 최종 결정.

추격전은 도심 상공에서 벌어졌다. 까마귀 팀의 헬기는 무자비하게 접근해 왔고, 그들의 기관총은 하준 일행의 헬기를 위협했다. 태영은 필사적으로 도심 빌딩 사이를 곡예 비행하며 총탄을 피했다.

하준은 준수에게 파일을 건넸다. "준수 씨, 시간 없어! 이 파일의 암호를 해제하고, 이 내용을 대중이 볼 수 있는 외부망에 전송해야 해! 지금 당장!"

준수는 헌터 팀의 추격을 피해 헬기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장거리 위성 통신 장비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장비를 이용해 파일 내용을 외부에 전송할 방법을 찾았다.

"파일 자체는 군사 암호화가 되어 있어요. 해제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이 통신 장비로 대규모 파일을 전송하면, 헌터 팀이 전송 위치를 즉시 파악할 겁니다!" 준수가 말했다.

하준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헌터의 헬기가 거의 근접해왔다.

"좋아. 우리가 그들의 시선을 끄는 동안, 민수와 유리는 전송이 시작되면 즉시 탈출할 준비를 해! 파일의 전송이 최우선이다!"

하준은 유리가 챙겨 온 고농축 영양제를 꺼냈다. "유리야, 이 안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강한 화학 물질이 있어. 이걸로 헌터의 헬기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거야!"

하준은 헬기 문을 열고 몸을 내밀었다. 민수는 뒤에서 하준의 몸을 잡았다. 준수는 마지막 암호 해제를 시도했다.

"30초 남았습니다! 전송 시작합니다!" 준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준은 영양제 병을 헌터의 헬기 쪽으로 던졌다. 병은 헌터의 헬기 동체에 부딪히며 작은 폭발을 일으켰다. 잠시 동안 헌터의 헬기가 흔들렸고, 추격이 둔화되었다.

"전송 시작!" 준수가 외쳤다.

파일이 전송되면서, 하준 일행의 헬기 위치가 헌터 팀에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30화: 새로운 생존 그룹의 탄생 (The Birth of a New Survivor Group)

파일의 외부망 전송 완료, 헌터 팀의 총공세와 헬기 추락, 하준 일행의 에덴 시티 최종 탈출과 새로운 여정 시작.

"전송 완료!" 준수가 외치자마자, 하준은 민수에게 소리쳤다. "빨리! 이륙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 옥상으로!"

헌터 팀은 전송이 완료된 것을 확인하고 격분했다. 그들은 더 이상 하준 일행을 생포할 의지가 없었다. 헌터는 무전을 통해 '격추' 명령을 내렸다.

다다다다! 헌터 팀의 헬기가 기관총을 발사했다. 하준 일행의 헬기가 심하게 흔들렸고, 조종석 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탈출!" 태영이 마지막 힘을 다해 헬기를 도심 빌딩 옥상으로 최대한 가깝게 몰았다.

헬기가 빌딩 옥상에 아슬아슬하게 착륙하자마자, 하준 일행은 확보한 최소한의 물자를 챙겨 헬기에서 뛰어내렸다. 헬기는 착륙과 동시에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헌터 팀의 헬기가 옥상으로 접근하고 있었지만, 하준 일행은 이미 인접한 건물로 이동했다. 그들은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에덴 시티를 바라보았다. 헬리콥터와 군 차량들이 에덴 시티 주변을 봉쇄하고 있었다.

"우리가… 우리가 해냈어! 진실이 세상에 나갔어!" 민수가 흥분하며 외쳤다.

하준은 손에 쥔 '오메가 프로젝트' 파일 사본(준수가 마지막으로 인쇄한 것)을 꽉 쥐었다. 그들의 탈출은 성공했다. 갇혀진 공간이었던 에덴 시티는 이제 그들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외부 세계는 여전히 좀비 바이러스와 정부의 은폐 시도가 만연한, 또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였다.

"우리가 진실을 알렸다고 해서,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을 거야." 하준이 말했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좀비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될 거다. 하지만 우린 살아남았고, 진실을 가지고 있다."

하준, 민수, 태영, 유리, 준수. 다섯 명의 새로운 생존 그룹은 에덴 시티라는 '방역 유린 구역'에서 벗어나, 진실을 전하고 진정한 생존을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그들의 앞에 놓인 길은 험난했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인간의 만행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강한 의지가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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