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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소설

축제의 온도, 14.5도_04 : 하이틴로멘스

breathinghappiness 2025. 12. 24. 19:05

축제의 온도, 14.5도_04 : 하이틴로멘스

22화: 1년의 약속

6월이 되자 장마가 시작됐다.

"비 진짜 많이 오네..."

하은이가 창밖을 보며 말했다.

"그러게. 체육 수업도 취소됐어."

"아쉽다..."

우리는 교실에서 자습을 했다.

쉬는 시간, 진혁이 우리 반으로 왔다.

"여름아."

"진혁아? 무슨 일이야?"

"이거..."

진혁이 우산을 건넸다.

"너 우산 안 가져왔잖아."

"어? 어떻게 알았어?"

"아침에 봤어. 그냥 뛰어오는 거."

"헤헤... 걸렸네."

진혁의 세심함에 나는 기분이 좋았다.

"고마워."

"방과 후에 같이 가자. 우산 하나로."

"응!"

방과 후, 비가 더욱 세차게 내렸다.

"우와... 진짜 많이 온다."

"같이 가자."

진혁이 우산을 펼쳤다.

우리는 하나의 우산 아래 들어갔다.

"좁지 않아?"

"괜찮아. 이게 더 좋은데?"

진혁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빗속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여름아, 다음 주 기말고사잖아."

"응... 벌써..."

"같이 공부하자. 도서관에서."

"좋아!"

"주말에 만날까?"

"응!"

우리는 약속을 정했다.

"그나저나 진혁아."

"응?"

"10월이면 우리 사귄 지 1년이야."

"맞아. 벌써."

"뭐 할까?"

내 질문에 진혁이 웃었다.

"비밀이야. 준비 중이야."

"에이! 힌트라도!"

"안 돼. 깜짝 놀래키고 싶어."

"야!"

나는 진혁의 팔을 때렸다.

집 앞에 도착했다.

"들어가."

"너는? 우산..."

"괜찮아. 뛰어갈게."

"안 돼! 같이 가야지."

"여름아, 나 괜찮아..."

"안 돼! 내가 데려다줄게!"

나는 우산을 잡고 진혁의 집으로 향했다.

진혁의 집 앞에 도착했다.

"고마워."

"뭘. 당연한 거지."

"조심히 가. 메시지 보내."

"응!"

나는 다시 빗속을 걸어 집으로 돌아갔다.

비에 조금 젖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주말, 도서관에서 만나 공부했다.

"이 문제 어떻게 풀어?"

"음... 이렇게..."

서로 가르쳐주며 시간을 보냈다.

"휴식 시간!"

우리는 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커피 마실까?"

"좋아!"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셨다.

"여름아."

"응?"

"1학기가 벌써 끝나가네."

"그러게... 시간 진짜 빠르다."

"고등학교 생활 어때?"

"좋아. 너는?"

"나도. 특히 너랑 같은 학교라서."

진혁의 말에 나는 미소 지었다.

"나도 그래."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이 나왔다.

"여름아! 전교 12등!"

하은이가 소리쳤다.

"정말?! 올랐다!"

"대박이야!"

"진혁이는?"

"전교 1등이래!"

"헐!"

나는 진혁을 찾아 뛰어갔다.

"진혁아! 1등 축하해!"

"고마워. 너도 12등 대단해! 올랐잖아!"

"다 너 덕분이야."

"아니야. 네가 열심히 한 거야."

진혁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정말 잘하고 있는 거 맞지?"

"응. 확실해."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드디어 방학이다!"

"놀 수 있다!"

학생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공부했다.

"여름아, 방학 때도 도서관 가자."

"응! 매일?"

"응. 2학기 대비해야지."

"알았어!"

방학 중에도 매일 만났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카페에서 쉬고, 공원을 산책하고...

"여름아."

"응?"

"우리 방학 동안 매일 만나는 거 아니야?"

"맞는데?"

"안 질려?"

"전혀! 너는?"

"나도 안 질려. 오히려 더 보고 싶은데."

진혁의 말에 나는 웃었다.

8월 중순.

"여름아, 다음 주면 개학이야."

"벌써... 방학이 끝나가네..."

"2학기도 열심히 하자."

"응!"

우리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나저나 진혁아."

"응?"

"10월까지 두 달 남았어."

"알아. 준비 열심히 하고 있어."

"뭘 준비하는데?"

"비밀이야."

"에이!"

나는 궁금했지만 참기로 했다.

'깜짝 놀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개학 첫날.

"다들 잘 지냈어?"

"응!"

반 친구들이 서로 방학 이야기를 나눴다.

"여름아, 방학 잘 보냈어?"

하은이가 물었다.

"응! 너는?"

"나는 가족이랑 여행 다녀왔어!"

"오, 좋았겠다!"

우리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9월이 되자 학교는 체육대회 준비로 분주해졌다.

"이번 체육대회 응원단장 누가 할까?"

"하은이가 해!"

"나?! 안 돼! 여름이가 해!"

"나는 작년에 했는걸..."

결국 하은이가 응원단장을 맡게 됐다.

"여름아, 도와줘!"

"당연하지!"

체육대회 준비를 하면서 나는 작년을 떠올렸다.

'작년에 나도 이렇게 떨렸었지...'

"하은아, 괜찮아. 잘할 수 있어."

"정말?"

"응. 나도 처음에는 떨렸는데, 막상 하니까 재밌더라."

"그렇구나... 힘내볼게!"

체육대회 당일.

하은이는 정말 잘했다.

"1학년 3반 최고!"

우리 반 친구들이 환호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촬영했다.

'방송부 과제니까...'

오후에는 진혁의 농구 경기가 있었다.

"진혁이 화이팅!"

나는 열심히 응원했다.

진혁은 이번에도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마지막 슛이 성공하자 관중석이 터져 나갔다.

"으아아악!"

우리 학년 승리!

경기가 끝나고 진혁이 내게 왔다.

"봤어?"

"응! 완전 멋있었어!"

"고마워. 네가 있어서 힘이 났어."

"나야말로. 네 경기 보는 게 즐거워."

우리는 미소 지었다.

체육대회가 끝나고 일주일 후.

9월 말이 되었다.

"여름아."

진혁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불렀다.

"응?"

"다음 주면... 10월이야."

"응... 우리 1주년..."

"응."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준비 다 됐어."

"뭘 준비한 건데?"

"10월 2일. 그날 알게 될 거야."

"10월 2일? 왜 그날?"

"우리가 처음 고백한 날이잖아."

"아... 맞다!"

10월 2일이 다가왔다.

나는 긴장됐다.

'진혁이가 뭘 준비했을까...'

그날 아침,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오늘 방과 후에 학교 앞 공원에서 만나자.]

[나: 응! 몇 시에?]

[진혁: 5시.]

[나: 알았어!]

하루 종일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여름아, 왜 그래? 계속 딴생각하네?"

하은이가 물었다.

"아, 아니야..."

"혹시 오늘 진혁이랑 1주년 아니야?"

"어떻게 알았어?!"

"표정 보면 알지! 완전 들떠 있어!"

하은이가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 1주년!"

"고마워..."

방과 후, 5시.

나는 공원에 도착했다.

진혁이 벌써 와 있었다.

정장을 입고,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진혁아..."

"한여름."

진혁이 꽃다발을 건넸다.

"1주년 축하해."

"고마워... 너도..."

나는 꽃다발을 받았다.

"따라와. 준비한 게 있어."

진혁이 내 손을 잡고 걸었다.

도착한 곳은... 우리 중학교.

"여기... 우리 중학교잖아?"

"응. 추억의 장소지."

진혁은 교정으로 들어갔다.

운동장에는 작은 테이블이 차려져 있었다.

촛불, 꽃, 그리고 음식들...

"이게... 작년 크리스마스 때처럼..."

"응. 이번에도 준비했어."

진혁이 미소 지었다.

"앉아."

우리는 마주 앉았다.

"진혁아... 이 모든 걸 언제 준비한 거야?"

"일주일 전부터. 친구들이 도와줬어."

"고마워... 정말..."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여름아."

"응?"

"우리 사귄 지 1년이야."

"응..."

"이 1년... 정말 행복했어."

진혁의 목소리가 떨렸다.

"처음 네게 고백했을 때... 떨렸어."

"나도..."

"근데 네가 받아줬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어."

진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이 1년 동안..."

"축제도 하고, 크리스마스도 보내고, 새해도 맞이하고..."

"중간고사도 보고, 같은 고등학교도 가고..."

"모든 순간이 소중했어."

진혁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정말 행복했어."

"여름아."

진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이게..."

"1주년 선물."

상자를 열자 반지가 들어 있었다.

커플링.

"진혁아..."

"아직 결혼은 아니고..."

진혁이 쑥스럽게 웃었다.

"우리 사랑의 증표. 평생 함께하자는 약속."

진혁이 반지를 내 손가락에 끼워줬다.

"완벽해."

"고마워..."

나도 주머니에서 준비한 선물을 꺼냈다.

"나도... 준비했어."

작은 상자를 열자 시계가 들어 있었다.

"시계?"

"응. 뒤를 봐."

시계 뒷면에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Forever 14.5°C - From 한여름'

"여름아... 고마워..."

진혁이 감동받은 표정을 지었다.

"우리 온도니까."

"평생 간직할게."

우리는 서로를 안았다.

"여름아."

"응?"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자."

"당연하지."

"2년, 3년... 평생."

"응. 평생."

우리는 약속했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일기를 썼다.

*오늘, 진혁이와 사귄 지 1년이 됐다.

1년 전 오늘, 체육관에서 고백받았던 그날.

떨렸지만, 행복했던 그날.

그리고 이 1년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

기쁜 일도, 힘든 일도, 설레는 일도.

하지만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진혁과 함께였으니까.

오늘 진혁이 준 반지를 보며 생각했다.

우리는 평생 함께할 거라고.

이건 확신이야.

앞으로 2년, 3년... 아니, 평생.

진혁과 함께 걸어가고 싶어.

우리의 온도, 14.5도처럼

딱 좋은 관계로.

영원히.*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오늘 정말 행복했어.]

[나: 나도. 평생 잊지 못할 거야.]

[진혁: 반지 예쁘지?]

[나: 응. 완벽해. 시계는?]

[진혁: 완벽해. 절대 안 뺄 거야.]

[나: 나도!]

[진혁: 여름아.]

[나: 응?]

[진혁: 1주년 축하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 나도 잘 부탁해. 사랑해.]

[진혁: 나도 사랑해. 평생.]

나는 미소 지으며 손가락의 반지를 봤다.

반짝이는 반지.

우리 사랑의 증표.

평생의 약속.

[22화 끝]

23화: 첫 번째 시련

10월이 깊어가고 11월이 되었다.

고등학교 첫 가을이 지나가고 있었다.

"여름아, 이번 주말에 뭐 해?"

하은이가 물었다.

"진혁이랑 만나기로 했어."

"너희 진짜 매일 보는구나?"

"응... 그게 좋아."

"부럽다. 나도 남자친구 생겼으면..."

하은이가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진혁한테서 이상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여름아, 미안. 주말에 못 만날 것 같아.]

[나: 왜? 무슨 일 있어?]

[진혁: 농구부 전지훈련 가게 됐어. 갑자기...]

[나: 언제부터 언제까지?]

[진혁: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 그렇구나... 알았어. 열심히 하고 와!]

[진혁: 미안해... 약속 못 지켜서.]

[나: 괜찮아! 훈련 잘하고 와!]

하지만 속으로는 아쉬웠다.

'주말에 보려고 했는데...'

금요일, 진혁은 전지훈련을 떠났다.

[진혁: 도착했어. 숙소 괜찮네.]

[나: 다행이다! 밥은 먹었어?]

[진혁: 응. 방금 먹었어.]

[나: 훈련 힘들지 않아?]

[진혁: 괜찮아. 너 보고 싶긴 하지만...]

[나: 나도 보고 싶어...]

토요일, 나는 혼자 시간을 보냈다.

'진혁이 없으니까... 뭔가 허전하네...'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지만 집중이 안 됐다.

'진혁이는 뭐 하고 있을까...'

메시지를 보내려다가 멈췄다.

'훈련 중일 텐데... 방해하면 안 되지...'

저녁 무렵, 진혁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름아?"

"진혁아! 훈련 끝났어?"

"응. 방금 끝났어."

"힘들었어?"

"조금... 근데 괜찮아."

진혁의 목소리가 피곤해 보였다.

"푹 쉬어. 무리하지 말고."

"응... 여름아."

"응?"

"보고 싶어."

"나도..."

"내일 돌아가면 바로 볼 수 있지?"

"응!"

하지만 일요일 저녁.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여름아... 미안해.]

[나: 왜? 무슨 일이야?]

[진혁: 훈련이 하루 연장됐어. 내일 저녁에 돌아가.]

[나: 그렇구나...]

[진혁: 정말 미안해. 너 보고 싶은데...]

[나: 괜찮아. 훈련 잘하고 와. 건강 조심하고.]

[진혁: 고마워...]

나는 실망했지만 이해하려고 했다.

'농구부 활동이 중요한 거니까...'

월요일, 학교에서.

"여름아, 어제 진혁이 만났어?"

하은이가 물었다.

"아니... 훈련이 연장됐대."

"에이... 아쉽겠다."

"괜찮아. 오늘 저녁에 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저녁이 되어도 진혁한테서 연락이 없었다.

[나: 진혁아, 도착했어?]

30분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다.

1시간이 지나도...

'무슨 일 있나...?'

밤 9시가 되어서야 진혁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름아..."

"진혁아! 왜 연락 안 했어? 걱정했잖아!"

"미안... 버스가 늦게 도착해서...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샤워하고..."

"그렇구나... 많이 피곤하지?"

"응... 좀..."

"그럼 오늘은 푹 쉬어. 내일 학교에서 보자."

"응... 미안해. 여름아."

"괜찮아. 잘 자."

전화를 끊었지만, 뭔가 찝찝했다.

'진혁이 목소리가... 피곤한 것 같았어...'

다음 날 학교에서 진혁을 만났다.

"진혁아!"

"여름아..."

진혁의 얼굴에 피로가 역력했다.

"많이 힘들었구나..."

"응... 훈련이 생각보다 빡셌어..."

"오늘 무리하지 마. 알았지?"

"응..."

점심시간, 우리는 옥상에서 만났다.

"진혁아, 밥은 먹었어?"

"응... 조금..."

"왜? 입맛 없어?"

"아니... 그냥 피곤해서..."

나는 걱정됐다.

"진혁아, 너 요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괜찮아. 농구부 활동이 중요하니까..."

"하지만 건강이 우선이잖아."

"알아... 괜찮아..."

하지만 진혁의 얼굴은 창백해 보였다.

수업 시간, 하은이가 속삭였다.

"여름아, 너 걱정돼 보여."

"응... 진혁이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서..."

"그렇구나... 잘 챙겨줘."

"응..."

방과 후, 진혁의 농구 연습을 보러 갔다.

하지만 진혁은 평소만큼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진혁아! 집중해!"

코치님이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진혁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연습이 끝나고 진혁이 나왔다.

"여름아... 미안. 오늘 제대로 못 했네..."

"괜찮아. 피곤한 거 당연해."

"하지만..."

"진혁아, 너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괜찮아. 다음 주에 중요한 경기가 있어서..."

"그래도..."

"여름아."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나 괜찮아. 걱정하지 마."

하지만 나는 여전히 걱정됐다.

일주일이 지났다.

진혁은 계속 바쁘게 지냈다.

훈련, 경기, 학업...

우리가 만나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다.

"여름아, 미안. 오늘도 연습 늦게 끝날 것 같아."

"괜찮아..."

"내일은 꼭 시간 낼게."

"응..."

하지만 내일도, 모레도...

진혁은 계속 바빴다.

2주가 지났을 무렵.

나는 견딜 수 없었다.

'이러다가 우리... 멀어지는 거 아닐까...'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날 밤, 진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름아?"

"진혁아... 우리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응? 무슨 일인데?"

"만나서 하고 싶어..."

"알았어. 내일 점심시간에 만나자."

다음 날 점심시간.

우리는 옥상에서 만났다.

"무슨 이야기야?"

진혁이 물었다.

"진혁아... 요즘 우리 너무 못 만나는 것 같아..."

"응... 미안해. 내가 너무 바빠서..."

"알아. 네가 바쁜 거 이해해. 하지만..."

나는 말을 이었다.

"가끔은... 외로워."

진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 말고...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해결책?"

"응. 네가 바쁜 건 어쩔 수 없어.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내 말에 진혁이 생각에 잠겼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예를 들면... 아침에 10분이라도 만나거나, 연습 끝나고 짧게라도 통화하거나..."

"좋은 생각이야."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여름아, 미안해. 내가 너무 농구에만 집중하느라 너를 소홀히 했어."

"아니야... 나도 이해해. 네가 농구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니까."

"여름아."

"응?"

"앞으로는 시간을 더 잘 관리할게. 너와의 시간도 소중하니까."

"고마워..."

"그리고 바쁘더라도... 매일 밤 통화하자. 10분이라도."

"정말?"

"응. 약속이야."

우리는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날부터 진혁은 약속을 지켰다.

매일 아침 10분이라도 만나서 인사를 나눴고,

매일 밤 통화를 했다.

"오늘 하루 어땠어?"

"피곤했지만... 네 목소리 들으니까 괜찮아."

"나도."

한 달이 지났다.

우리는 바쁜 와중에도 서로를 위한 시간을 만들었다.

"여름아."

"응?"

"저번에 네가 얘기해줘서 고마워."

"뭐가?"

"우리 시간에 대해서. 그때 얘기 안 했으면 우리 진짜 멀어졌을 수도 있었어."

"그치? 나도 그게 걱정됐어."

"앞으로도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하자. 뭐든지."

"응. 약속!"

12월이 되었다.

"벌써 겨울이네..."

"그러게. 시간 빠르다..."

우리는 학교 교정을 걸었다.

"여름아."

"응?"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특별한 거 준비할게."

"기대할게!"

"그리고..."

진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올해도 너와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해."

"나도."

집에 돌아와 일기를 썼다.

*최근 한 달은 힘들었다.

진혁이 너무 바빠서 못 만났고,

나는 외로웠고, 불안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야기했고,

해결책을 찾았다.

이게 연애인 것 같다.

항상 완벽할 수는 없어.

때로는 힘들고, 외롭고, 불안할 수 있어.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럴 때마다 서로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

진혁이와 나는

그렇게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을 거야.

하지만 우리는 이겨낼 수 있어.

함께니까.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자기 전에 한마디.]

[나: 응?]

[진혁: 오늘도 고마워. 함께해줘서.]

[나: 나야말로.]

[진혁: 여름아.]

[나: 응?]

[진혁: 힘든 시기였지만... 우리 더 단단해진 것 같아.]

[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진혁: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 나도 잘 부탁해. 사랑해.]

[진혁: 나도 사랑해. 평생.]

나는 미소 지으며 창밖을 봤다.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해도 진혁과 함께 보낼 겨울.

[23화 끝]

24화: 두 번째 크리스마스

 

12월이 깊어지자 학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 찼다.

"여름아, 이번 크리스마스 때 뭐 할 거야?"

하은이가 물었다.

"진혁이랑 보낼 거야."

"역시! 작년에는 뭐 했어?"

"진혁이가... 학교에 트리 만들어줬어."

"헐! 완전 로맨틱하다!"

"올해는 뭘 할지 모르겠어. 진혁이가 비밀이래."

"기대되겠다!"

방송부에서도 크리스마스 특집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학생들 인터뷰하고, 크리스마스 소원 받을 거야."

선배가 말했다.

"여름아, 촬영 부탁해."

"네!"

나는 카메라를 들고 학교 곳곳을 돌아다녔다.

"크리스마스 소원이 뭐예요?"

"음... 성적이 오르는 거요!"

"가족들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진혁도 인터뷰했다.

"류진혁 학생, 크리스마스 소원이 뭐예요?"

"음..."

진혁이 카메라를 보며 미소 지었다.

"여름이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거요."

"...야!"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카메라를 내렸다.

"촬영 중인데 왜 그래!"

진혁이 웃으며 말했다.

"사실인데?"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여름아,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간 있지?"

"응! 당연히!"

"그럼 6시에 학교 앞에서 만나자."

"알았어! 근데 뭐 할 건데?"

"비밀이야."

"에이!"

진혁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아침부터 설렜다.

"오늘... 오늘이야..."

예쁘게 준비했다.

작년에 입었던 연한 핑크색 원피스.

머리도 단정하게 정리하고, 가벼운 화장도 했다.

거울을 보니 괜찮아 보였다.

"좋아. 준비 완료!"

저녁 6시, 학교 앞.

진혁이 벌써 와 있었다.

정장을 입고, 손에는 선물 상자를 들고...

"진혁아!"

"여름아... 예쁘다."

"고마워. 너도 멋있어."

진혁이 선물 상자를 건넸다.

"메리 크리스마스."

"고마워!"

상자를 열자 목도리가 들어 있었다.

연한 파란색의 부드러운 목도리.

"예쁘다..."

"추울까 봐 준비했어."

진혁이 목도리를 내 목에 둘러줬다.

"따뜻해?"

"응!"

"자, 이제 출발하자."

"어디로?"

"따라와."

진혁이 내 손을 잡고 걸었다.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갔다.

도착한 곳은... 놀이공원.

"놀이공원?!"

"응. 크리스마스 특별 이벤트 한대."

입구부터 화려한 조명과 장식들로 가득했다.

"와... 예쁘다..."

"그치? 너 좋아할 것 같아서."

놀이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뭐부터 탈까?"

"회전목마!"

"알았어!"

우리는 회전목마를 탔다.

말 위에 나란히 앉아 빙글빙글 돌았다.

"재밌다!"

"그치?"

진혁이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다음은 관람차.

"관람차 타자!"

"좋아!"

관람차에 올랐다.

천천히 올라가며 놀이공원 전체가 보였다.

"와... 야경 예쁘다..."

"진짜..."

우리는 잠시 말없이 풍경을 감상했다.

"여름아."

"응?"

"작년 크리스마스 기억나?"

"당연하지. 학교에 트리 만들어줬잖아."

"응. 그때 정말 떨렸어."

"왜?"

"너한테 평생 함께하자고 말했잖아.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어."

진혁의 고백에 나는 웃었다.

"전혀 안 오버였어. 나도 똑같이 생각했으니까."

"다행이다."

관람차가 정점에 도착했을 때.

진혁이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이거..."

"또 선물?"

"응. 특별한 거."

상자를 열자... 열쇠고리가 들어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열쇠고리가 아니었다.

작은 온도계 모양.

그리고 14.5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진혁아... 이거..."

"우리 온도니까. 항상 가지고 다녀."

"고마워..."

나는 감동받았다.

"나도... 준비한 게 있어."

나는 가방에서 선물을 꺼냈다.

"이거."

상자를 열자 팔찌가 들어 있었다.

작년에 진혁이 준 커플 팔찌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디자인한 것.

"와... 예쁘다..."

"여기 봐. 안쪽에..."

팔찌 안쪽에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Always together - 한여름'

"평생 함께하자는 의미야."

"고마워, 여름아..."

진혁이 팔찌를 차고 환하게 웃었다.

놀이공원을 나와 근처 카페로 갔다.

"핫초코 두 잔이요!"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며 창밖을 봤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이다..."

"올해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네."

"예쁘다..."

"여름아."

"응?"

"올해도 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해."

"나도."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계속."

"응. 계속."

우리는 손을 꼭 잡았다.

카페를 나와 눈 내리는 거리를 걸었다.

"여름아, 춥지 않아?"

"목도리 덕분에 따뜻해."

"다행이다."

우리는 천천히 걸었다.

"진혁아."

"응?"

"올해... 우리 힘든 일도 있었지?"

"응. 내가 너무 바빠서..."

"하지만 우리 이겨냈잖아."

"맞아."

"그래서 더 단단해진 것 같아. 우리 관계가."

진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니까... 더 가까워진 느낌."

집 앞에 도착했다.

"오늘... 정말 행복했어."

"나도. 메리 크리스마스, 여름아."

"메리 크리스마스, 진혁아."

진혁이 내 이마에 키스했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집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오늘 받은 선물들을 꺼내 봤다.

목도리, 열쇠고리...

모두 소중했다.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잘 들어갔어?]

[나: 응!]

[진혁: 오늘 정말 즐거웠어.]

[나: 나도! 선물 고마워!]

[진혁: 열쇠고리 항상 가지고 다녀.]

[나: 당연하지! 너도 팔찌 계속 차고 있어!]

[진혁: 응. 절대 안 뺄 거야.]

크리스마스 당일.

나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여름아, 남자친구랑 어제 잘 놀았어?"

엄마가 물으셨다.

"네! 놀이공원 갔다 왔어요."

"좋았겠다. 진혁이 잘해주니?"

"네! 완전 잘해줘요!"

엄마가 미소 지으셨다.

"좋은 친구 만났구나."

저녁에 진혁이 우리 집으로 왔다.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안녕하세요. 류진혁입니다."

"어머, 잘생겼네! 들어와."

엄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는 함께 저녁을 먹었다.

"진혁아, 농구 잘한다며?"

아빠가 물으셨다.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좋아.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 보기 좋다."

"감사합니다."

진혁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저녁 식사 후, 우리는 잠깐 산책을 나갔다.

"부모님이 너 좋아하시는 것 같아."

"다행이다. 긴장했는데..."

"잘했어. 완벽했어."

진혁이 쑥스럽게 웃었다.

"여름아."

"응?"

"올해도 이렇게 마무리하네."

"그러게. 시간 진짜 빠르다."

"고1이 벌써 끝나가..."

"응. 내년이면 고2..."

"무섭다. 시간이 너무 빨라서."

진혁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진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너와 함께니까 괜찮아."

"나도 그래."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자."

"당연하지."

우리는 약속했다.

집에 돌아와 일기를 썼다.

*두 번째 크리스마스.

작년과는 또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작년에는 진혁이 학교에 트리를 만들어줬고,

올해는 놀이공원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건

진혁이 항상 새로운 걸 준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특별한 건

그 순간을 함께한다는 것.

올해 우리는 힘든 시기도 있었다.

진혁이 너무 바빠서 못 만났고,

나는 외로웠다.

하지만 우리는 이야기했고,

해결책을 찾았고,

더 단단해졌다.

이제 고1이 끝나간다.

1년이 정말 빨랐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도전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건

진혁과의 사랑.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우리는 계속 함께할 것이다.

우리의 온도, 14.5도처럼

딱 좋은 관계로.

평생.*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자기 전에 한마디.]

[나: 응?]

[진혁: 올해도 고마웠어. 함께해줘서.]

[나: 나야말로.]

[진혁: 내년에도 잘 부탁해.]

[나: 나도 잘 부탁해!]

[진혁: 여름아.]

[나: 응?]

[진혁: 사랑해. 정말 많이.]

[나: 나도 사랑해. 세상에서 제일 많이.]

[진혁: 좋은 꿈 꿔.]

[나: 너도. 우리 꿈에서 만나자.]

나는 미소 지으며 불을 껐다.

창밖으로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다.

올해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진혁과 함께한 특별한 날.

[24화 끝]

25화: 새해, 새로운 다짐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여름아, 오늘 저녁에 시간 있지?"

진혁이 물었다.

"응! 당연히!"

"친구들이랑 같이 새해 맞이하려고. 작년처럼."

"좋아! 하은이도 부를게!"

"응!"

저녁 7시, 학교 앞 공원에서 만났다.

진혁, 민우, 농구부 친구들.

나, 하은이, 반 친구들.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와, 다들 왔네!"

"새해 맞이하러!"

우리는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았다.

"올해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뭐야?"

민우가 물었다.

"나는 고등학교 입학!"

"나는 새 친구들 만난 것!"

"나는 체육대회!"

친구들이 한마디씩 했다.

"진혁이 너는?"

"나는... 여름이랑 1주년 맞은 것."

진혁의 대답에 친구들이 환호했다.

"우와~"

"완전 달달하네!"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여름아, 너는?"

하은이가 물었다.

"나도... 진혁이랑 같은 고등학교 온 것."

"역시!"

"너희 진짜 잘 어울려!"

친구들이 웃었다.

시간이 흘러 밤 11시.

"이제 한 시간 남았다!"

"새해까지!"

모두 들뜨기 시작했다.

"다들 새해 소원 있어?"

민우가 물었다.

"나는 키 더 크는 것!"

"나는 성적 올리는 것!"

"나는 여자친구 생기는 것!"

친구들이 하나씩 소원을 말했다.

"진혁이 너는?"

"나는... 농구부 주장이 되는 것. 그리고..."

진혁이 나를 쳐다봤다.

"여름이랑 계속 행복하게 사귀는 것."

"우와~"

친구들이 또 환호했다.

"여름아, 너는?"

"나는... 영상 실력 더 키우는 것. 그리고..."

나도 진혁을 쳐다봤다.

"진혁이랑 평생 함께하는 것."

친구들이 박수를 쳤다.

밤 11시 50분.

"10분 남았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운트다운 준비!"

모두 흥분한 표정이었다.

"5분 전!"

"3분 전!"

"1분 전!"

긴장감이 고조됐다.

"30초!"

"20초!"

"10초!"

모두 함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10!"

"9!"

"8!"

"7!"

"6!"

"5!"

"4!"

"3!"

"2!"

"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가 환호했다.

진혁이 나를 안았다.

"새해 복 많이 받아."

"너도."

"올해도 잘 부탁해."

"응. 나도."

우리는 키스했다.

친구들이 환호하고 박수쳤다.

새해 첫날, 1월 1일.

나는 일찍 일어났다.

'새해구나...'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진혁: 새해 복 많이 받아! 잘 잤어?]

[나: 응!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진혁: 오늘 오후에 만날까? 새해 첫 데이트.]

[나: 좋아!]

오후 2시, 공원에서 만났다.

"여름아."

"진혁아."

우리는 포옹했다.

"새해 첫날인데 뭐 할까?"

"음... 산책하면서 이야기하자."

"좋아."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여름아, 작년 한 해 돌아보면 어때?"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고등학교 입학하고, 새 친구들 만나고, 1주년 맞이하고..."

"우리 힘든 일도 있었지."

"응. 네가 너무 바빠서 못 만났을 때..."

"미안해. 그때..."

"아니야. 우리 그걸 이겨냈잖아."

나는 진혁의 손을 꼭 잡았다.

"오히려 더 단단해진 것 같아."

"나도 그래."

벤치에 앉았다.

"진혁아."

"응?"

"올해 목표가 뭐야?"

"올해? 음..."

진혁이 생각에 잠겼다.

"농구부 주장 되고 싶어. 그리고 전국대회 나가고."

"할 수 있어. 넌 정말 잘하니까."

"고마워. 너는?"

"나는... 방송부에서 더 좋은 작품 만들고 싶어. 그리고 성적도 더 올리고."

"할 수 있어. 넌 엄청 열심히 하잖아."

우리는 서로를 격려했다.

"그리고 진혁아."

"응?"

"개인적인 목표도 있어."

"뭔데?"

"너와의 관계를 더 잘 가꾸고 싶어."

진혁이 나를 쳐다봤다.

"작년에 우리 힘든 시기가 있었잖아. 그때 깨달았어. 관계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맞아."

"그래서 올해는 더 잘 소통하고, 더 배려하고, 더 사랑하고 싶어."

진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나도 똑같이 생각해."

"여름아."

"응?"

"우리 사귄 지 이제 1년 3개월이야."

"벌써... 그렇게 됐구나..."

"시간 진짜 빠르다. 고3 되면 수능 준비하고, 그러다 보면 대학 가고..."

"그러게..."

진혁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대학 가서도 우리 계속 만날 수 있을까?"

나는 깜짝 놀랐다.

"당연하지! 왜 그런 걸 물어?"

"그냥... 가끔 불안해. 혹시 우리가 멀어지는 건 아닐까..."

나는 진혁을 똑바로 쳐다봤다.

"진혁아, 우리 약속했잖아. 평생 함께하기로."

"응..."

"대학 가도, 취업해도, 어떤 상황이 와도... 우리는 함께야."

"정말?"

"응. 나는 너를 절대 놓지 않을 거야."

진혁의 눈이 촉촉해졌다.

"고마워... 그 말 들으니까 안심돼."

"나도 가끔 불안해. 하지만 우리 믿음이 있잖아."

"맞아."

우리는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여름아."

"응?"

"지금부터 10년 후를 상상해봐."

"10년 후?"

"응. 우리 몇 살이야?"

"스물여덟 살..."

"그때 우리 뭐 하고 있을까?"

나는 생각해봤다.

"음... 나는 PD가 되어 있을 거고, 너는 체육 교사가 되어 있겠지?"

"맞아! 그리고 우리는..."

"결혼했을 거야."

우리는 동시에 말했다.

그리고 웃었다.

"진짜 그렇게 될까?"

내가 물었다.

"당연하지. 우리 약속했잖아."

"응... 크리스마스 때."

"그때뿐만 아니야. 매 순간 약속하고 있어."

진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한여름, 나는 너랑 평생 살 거야. 이건 확신이야."

"나도... 너랑 평생 살 거야."

해가 지기 시작했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

"응."

우리는 공원을 나섰다.

"진혁아."

"응?"

"올해도 잘 부탁해."

"나도 잘 부탁해."

"사랑해."

"나도 사랑해."

집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다.

올해의 첫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새해가 밝았다.

2025년.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

작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고등학교 입학, 새로운 친구들,

방송부 활동, 체육대회, 크리스마스...

그리고 무엇보다,

진혁이와의 1주년.

우리는 이제 1년 3개월을 함께했다.

중학교 2학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힘든 일도 있었다.

진혁이 너무 바빠서 못 만났을 때,

나는 외로웠고 불안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야기했고,

해결책을 찾았고,

더 단단해졌다.

이것이 진짜 사랑인 것 같다.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다.

때로는 힘들고, 외롭고, 불안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럴 때마다 서로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

진혁이와 나는

그렇게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다.

올해의 목표:

방송부에서 좋은 작품 만들기

성적 더 올리기

진혁이와의 관계 더 잘 가꾸기

특히 세 번째 목표가 중요하다.

관계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노력이 필요하다.

더 잘 소통하고,

더 배려하고,

더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진혁이와 결혼하고 싶다.

지금은 어리지만,

이건 확실한 꿈이다.

우리의 온도, 14.5도.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

평생 이 온도를 유지하며

함께 살고 싶다.

한여름, 화이팅!

류진혁, 사랑해!*

일기를 다 쓰고 펜을 내려놓았다.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자기 전에 한마디.]

[나: 응?]

[진혁: 올해도 함께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 나야말로. 나도 잘 부탁해!]

[진혁: 여름아.]

[나: 응?]

[진혁: 너를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야.]

[나: 나도 똑같이 생각해.]

[진혁: 평생 함께하자. 약속이야.]

[나: 약속. 평생.]

[진혁: 사랑해, 한여름.]

[나: 나도 사랑해, 류진혁.]

[진혁: 좋은 꿈 꿔. 우리 꿈에서 만나자.]

[나: 응. 꿈에서 봐!]

나는 창밖을 봤다.

새해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새해... 새로운 시작...'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진혁과의 사랑.

우리의 온도, 14.5도.

이건 영원할 것이다.

나는 미소 지으며 불을 껐다.

[에필로그 - 10년 후]

2035년, 가을.

"여보, 준비됐어?"

"응! 거의 다 했어!"

나는 서른 살이 됐고, 진혁도 서른 살이 됐다.

우리는 결혼한 지 2년째.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진혁이 물었다.

"당연하지.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정확히는... 처음 고백한 날."

"맞아. 벌써 15년 전이야."

"시간 진짜 빠르다..."

우리는 손을 잡고 나갔다.

차를 타고 옛날 중학교로 향했다.

"여기... 우리 중학교..."

"응. 추억의 장소지."

교정에 들어섰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어떤 것들은 그대로였다.

"저기... 체육관."

"우리가 처음 고백했던 곳."

우리는 체육관으로 들어갔다.

"진혁아, 여기서 네가 '사랑해'라고 했었지."

"기억나. 떨렸어."

"나도."

우리는 웃었다.

"그때 우리 정말 어렸다."

"맞아. 중2..."

"근데 그때의 사랑이 진짜였어."

"응. 지금까지 이어졌으니까."

체육관을 나와 교정을 걸었다.

"저기... 옥상."

"우리가 매일 만나던 곳."

옥상으로 올라갔다.

벤치가 그대로 있었다.

"여기 앉자."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여름아."

"응?"

"행복해?"

"응. 너는?"

"나도. 엄청."

진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15년 전, 여기서 우리 도시락 먹으며 이야기했었지."

"응. 미래에 대해서."

"그때 한 약속들... 다 이뤘어."

"그러게..."

나는 PD가 됐다.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진혁은 체육 교사가 됐다.

고등학교에서 농구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했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됐다.

"여름아."

"응?"

진혁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온도계.

"이거... 기억나?"

"응! 고1 크리스마스 때 준 거!"

"아직도 가지고 있어."

온도계에는 14.5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우리 온도."

"응. 평생 우리 온도."

"지금 온도 재볼까?"

진혁이 휴대폰을 꺼냈다.

"14.5도."

우리는 깜짝 놀랐다.

"진짜?!"

"응. 정확히 14.5도."

"와... 운명이다..."

우리는 웃었다.

"여름아."

"응?"

"15년 동안 함께해줘서 고마워."

"나야말로."

"앞으로도 평생 함께하자."

"당연하지."

우리는 키스했다.

해가 지고 있었다.

"이제 집에 가자."

"응."

우리는 손을 잡고 학교를 나섰다.

차에 타기 전, 나는 학교를 다시 한번 돌아봤다.

'여기서 모든 게 시작됐어...'

우리의 사랑.

우리의 이야기.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여보, 저녁 뭐 먹을까?"

"음... 치킨?"

"좋아!"

평범한 일상.

하지만 이 평범함이 행복이었다.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여보, 우리 아이 이름 생각해봤어?"

진혁이 물었다.

"아직은... 조금 이르지 않아?"

"그래도 미리 생각해두면 좋잖아."

"그럼... 여름에 태어나면 '하늘'이는 어때?"

"한하늘? 좋은데!"

"남자아이면?"

"음... '별'이는 어때? 한별."

"완벽해!"

우리는 웃었다.

밤이 깊어졌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봤다.

"여보."

"응?"

"우리 정말 오래 사귀었다."

"15년..."

"중2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계속이야."

"응. 평생."

진혁이 나를 안았다.

"사랑해, 한여름."

"나도 사랑해, 류진혁."

"우리 온도, 14.5도."

"평생 변하지 않을 온도."

"응. 평생."

우리는 키스했다.

창밖을 보니 달이 떠 있었다.

'중2 가을, 축제 준비를 하던 그때...'

'진혁이가 농구 연습하는 걸 카메라로 찍던 그때...'

'처음 고백받았던 그때...'

모든 순간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함께 있다.

15년 전의 약속을 지키며.

[진짜 끝]

축제의 온도, 14.5도.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

한여름과 류진혁의 사랑은

그 온도처럼 완벽했다.

중학교 2학년 가을부터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는

평생 계속될 것이다.

14.5도.

그들만의 온도.

그들만의 사랑.

끝.

26화: 고2의 봄 (특별편 - 1)

 

"1학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학년이야..."

하은이가 새 교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게. 시간 진짜 빠르다."

나는 새 반 배정표를 확인했다.

'2학년 5반... 나는 5반이고...'

진혁을 찾아봤다.

'2학년 3반... 또 다른 반이네.'

아쉬웠지만, 같은 학교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개학 첫날 조회가 끝나고 쉬는 시간.

진혁이 우리 반으로 찾아왔다.

"여름아!"

"진혁아!"

"우리 또 다른 반이네."

"응... 아쉽다."

"괜찮아. 점심시간마다 만나면 되지."

진혁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올해도 잘 부탁해."

"응! 나도!"

새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올해 5반 담임을 맡은 김민준입니다."

젊고 친근해 보이는 선생님이었다.

"고2는 정말 중요한 시기입니다. 대학 입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니까요."

학생들이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선생님이 최대한 도와드릴게요."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점심시간, 진혁과 옥상에서 만났다.

"고2 첫날 어때?"

"새로운 선생님들 다 좋으신 것 같아. 너는?"

"나도. 우리 반 담임쓰임 농구 좋아하신대."

"오! 그럼 좋겠다!"

"응. 올해 농구부 활동 더 열심히 해야겠어."

진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올해 목표가 뭐야?"

"주장 되는 거. 그리고 전국대회 나가는 거."

"할 수 있어. 넌 정말 잘하니까."

"고마워. 너는?"

"나는... 방송부 부부장 되고 싶어."

"부부장? 대박인데?"

"응. 작년에 열심히 했으니까 기회 있을 것 같아."

방과 후, 방송부 회의가 있었다.

"올해 임원 선출하겠습니다."

부장 선배가 말했다.

"부부장 후보 추천받겠습니다."

"한여름 학생 추천합니다!"

한 선배가 손을 들었다.

"한여름 학생, 작년에 정말 열심히 했고 실력도 좋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다른 선배들도 동의했다.

"그럼 한여름 학생, 부부장 맡을 수 있겠어요?"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감격했다.

방송부실을 나오는데 진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름아! 어떻게 됐어?"

"부부장 됐어!"

"진짜?! 축하해!"

진혁이 나를 안아 올렸다.

"우리 여자친구 최고!"

"고마워!"

"오늘 축하한다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좋아!"

학교 앞 분식집에 갔다.

"떡볶이 2인분이랑 튀김 주세요!"

"네!"

우리는 마주 앉았다.

"여름아, 정말 축하해. 부부장."

"고마워. 근데 책임감이 느껴져..."

"괜찮아. 넌 잘할 수 있어."

"너도 올해 주장 꼭 될 거야."

"응. 열심히 할게."

떡볶이가 나왔다.

"맛있겠다!"

"먹자!"

우리는 맛있게 먹었다.

"그나저나 진혁아."

"응?"

"올해 우리 사귄 지 1년 반이야."

"맞아. 벌써..."

"앞으로 1년 반 더 지나면 3년..."

"3년... 대단하다..."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10년, 20년... 평생 가자."

"응. 평생."

4월이 되자 벚꽃이 피었다.

"여름아! 벚꽃 예쁘다!"

하은이가 소리쳤다.

"진짜 예쁘다!"

우리는 교정에서 사진을 찍었다.

"하은아, 너 올해 목표 있어?"

"응! 남자친구 만드는 거!"

"하하! 올해는 꼭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랬으면 좋겠다..."

하은이가 한숨을 쉬었다.

점심시간, 진혁과 벚꽃나무 아래에서 만났다.

"여기 정말 예쁘다."

"응. 작년에도 여기서 사진 찍었었지."

"기억나."

진혁이 휴대폰을 꺼냈다.

"올해도 찍자."

"좋아!"

우리는 셀카를 찍었다.

벚꽃을 배경으로 웃고 있는 우리.

"작년 사진이랑 비교해볼까?"

진혁이 작년 사진을 꺼냈다.

"우리... 좀 변했네?"

"그치? 1년 사이에."

"더 어른스러워진 것 같아."

"맞아."

5월, 첫 중간고사.

"떨려..."

"괜찮아. 우리 열심히 준비했잖아."

진혁이 나를 격려했다.

시험이 시작됐다.

작년보다 훨씬 어려웠다.

'고2는 진짜 다르구나...'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일주일 후, 성적이 나왔다.

"여름아! 전교 10등!"

하은이가 소리쳤다.

"정말?! 올랐다!"

"대박이야! 한 자릿수까지 왔어!"

"진혁이는?"

"전교 1등이래. 또."

"역시..."

나는 진혁을 찾아갔다.

"진혁아! 1등 축하해!"

"고마워. 너도 10등 대박이야! 한 자릿수 거의 다 왔어!"

"응! 다음엔 꼭 한 자릿수 할 거야!"

"할 수 있어. 넌 정말 열심히 하니까."

진혁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6월, 농구부에서 중요한 발표가 있었다.

"올해 농구부 주장은... 2학년 류진혁!"

"우와!!!"

부원들이 환호했다.

나도 관중석에서 박수를 쳤다.

'드디어... 진혁이 주장이 됐어...'

연습이 끝나고 진혁이 내게 왔다.

땀에 흠뻑 젖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봤어?"

"응! 축하해! 주장!"

"고마워. 꿈이 이뤄졌어."

"이제 책임감 느껴지겠다."

"응. 근데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진혁의 자신감에 나는 미소 지었다.

저녁, 축하한다고 진혁의 집에 초대받았다.

"어서 와, 여름아!"

진혁의 엄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안녕하세요!"

"우리 진혁이 주장 됐다며? 네 덕분이야."

"아니에요. 진혁이가 열심히 해서요."

"겸손하네. 저녁 준비해놨어. 같이 먹자."

식탁에 둘러앉았다.

"진혁아, 주장 된 거 축하한다."

진혁의 아빠가 말씀하셨다.

"감사합니다."

"책임감 갖고 열심히 해라."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름아."

"네?"

"우리 진혁이 잘 부탁해."

아빠의 말씀에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네... 열심히 할게요..."

저녁 식사 후, 진혁의 방으로 갔다.

"여기 네 방이구나."

"응. 들어와봐."

방은 깔끔했다.

책상, 침대, 옷장...

그리고 벽에는 우리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이거..."

"우리 추억들이야."

축제 사진, 크리스마스 사진, 벚꽃 사진...

모든 순간이 담겨 있었다.

"너... 이렇게 많이 붙여놨어?"

"응. 볼 때마다 힘이 나거든."

진혁의 말에 나는 가슴이 뭉클했다.

"여름아, 앉아."

우리는 침대에 앉았다.

"진혁아."

"응?"

"주장 된 거 진심으로 축하해. 네 꿈이었잖아."

"고마워. 네 덕분이야."

"내가 뭘 했다고..."

"많이 했지. 항상 응원해주고, 격려해주고, 믿어주고..."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너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야."

"진혁아..."

"앞으로도 계속 옆에 있어줘."

"당연하지. 평생 있을 거야."

우리는 한참 동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미래에 대해, 꿈에 대해, 서로에 대해...

"여름아."

"응?"

"내년이면 고3이야."

"응..."

"수능 준비 때문에 더 바빠질 거야."

"알아..."

"하지만 너와의 시간은 꼭 만들 거야. 약속해."

"나도 약속할게."

우리는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주장이 된 진혁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나도 부부장이 됐다.

우리 둘 다 한 단계 성장했다.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오늘 와줘서 고마워.]

[나: 당연하지! 축하 또 해!]

[진혁: 고마워. 그리고 여름아.]

[나: 응?]

[진혁: 네가 있어서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나: 아니야. 네가 잘해서야.]

[진혁: 둘 다야. 우리 함께니까.]

[나: 응. 함께니까.]

[진혁: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자.]

[나: 응. 평생.]

[진혁: 사랑해.]

[나: 나도 사랑해.]

나는 미소 지으며 창밖을 봤다.

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고2의 봄.

우리는 또 한 걸음 성장했다.

진혁은 주장이 되었고,

나는 부부장이 되었다.

앞으로 남은 고등학교 생활.

더 열심히, 더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진혁과 함께.

우리의 온도, 14.5도를 유지하며.

[26화 끝]

27화: 여름의 시련 (특별편 - 2)

7월,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드디어 방학이다!"

"완전 기대돼!"

하지만 고2의 방학은 달랐다.

"여러분, 방학 동안 보충수업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이 한숨을 쉬었다.

"에이..."

"입시 준비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열심히 합시다."

방학 첫날, 보충수업이 시작됐다.

"여름아, 방학인데 학교 오는 게 이상하다."

하은이가 투덜거렸다.

"그러게..."

"너 진혁이랑 방학 동안 뭐 할 거야?"

"보충수업 끝나고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기로 했어."

"역시... 너희는 항상 함께네."

"응!"

점심시간, 진혁과 만났다.

"여름아, 오늘 오후 보충 몇 시에 끝나?"

"3시."

"나도. 그럼 도서관 가자."

"응!"

우리는 매일 보충수업 후 도서관에서 만나 공부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여름아, 미안. 오늘은 못 만날 것 같아."

"왜?"

"농구부 여름 훈련 시작했어. 매일 5시까지 연습해야 해."

"그렇구나..."

"정말 미안해."

"괜찮아. 훈련 열심히 해."

그날부터 진혁은 더 바빠졌다.

보충수업, 농구 훈련, 자율학습...

만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여름아, 오늘도 못 만날 것 같아. 훈련이 늦게 끝나서..."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외로웠다.

'작년에도 이런 적 있었는데... 또...'

2주가 지났다.

우리는 거의 만나지 못했다.

메시지와 짧은 통화만 할 뿐.

"여름아 괜찮아? 요즘 표정이 안 좋아."

하은이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응... 괜찮아..."

"진혁이 때문이지?"

"...응."

"많이 못 만나?"

"거의 못 만나... 2주 동안 딱 한 번 봤어."

"힘들겠다..."

하은이가 내 어깨를 토닥였다.

그날 밤, 나는 진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름아?"

"진혁아... 우리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응? 무슨 일인데?"

"내일 만날 수 있어?"

진혁이 잠시 침묵했다.

"내일... 훈련 있어..."

"그럼 모레는?"

"모레도..."

"그럼 언제 만날 수 있어?"

내 목소리가 떨렸다.

"여름아... 미안해. 요즘 정말 바빠서..."

"알아. 네가 바쁜 거 이해해. 하지만..."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너무 외로워. 2주 동안 딱 한 번 봤어."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는 말만 하지 마. 해결책을 찾자."

"해결책?"

"응. 작년에도 우리 이런 일 있었잖아. 그때 약속했잖아. 바빠도 시간 만들기로."

진혁이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 이번 주말에 만나자. 꼭."

"정말?"

"응. 약속해."

주말이 됐다.

하지만 토요일 아침,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여름아... 정말 미안해.]

가슴이 철렁했다.

[나: 무슨 일이야?]

[진혁: 갑자기 연습 경기가 잡혔어. 오늘 못 만날 것 같아.]

[나: ...]

[진혁: 정말 미안해. 내일은 꼭 만나자.]

[나: 알았어.]

나는 휴대폰을 던지고 싶었다.

'또... 또 이래...'

일요일.

나는 약속 장소에서 진혁을 기다렸다.

3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진혁아, 어디야?"

"여름아... 지금 가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줘."

"알았어..."

1시간을 더 기다렸다.

드디어 진혁이 도착했다.

"미안해... 늦었어..."

"...괜찮아."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밥 먹었어?"

"아니... 너는?"

"나도 아직..."

우리는 식당으로 갔다.

밥을 먹는 동안 침묵이 흘렀다.

"여름아..."

"응?"

"화났어?"

"아니..."

"거짓말. 표정 보면 알아."

진혁이 내 손을 잡으려 했지만, 나는 손을 뺐다.

"여름아..."

"진혁아, 솔직히 말할게."

나는 쌓였던 감정을 털어놓았다.

"요즘 너무 힘들어. 2주 동안 한 번 봤고, 오늘도 1시간 반이나 기다렸어."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 그만해. 그게 해결책이 아니잖아."

"그럼 어떡해...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

진혁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

"나도 바빠. 주장 돼서 책임감 있잖아. 훈련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알아! 네가 바쁜 거 알아!"

나도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나도 중요하잖아. 우리 관계도 중요하잖아."

"중요하지. 당연히 중요해."

"그럼 왜 시간을 안 내줘?"

"시간이 없다니까!"

진혁도 목소리를 높였다.

순간, 식당이 조용해졌다.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봤다.

"나가자."

진혁이 계산하고 우리는 식당을 나왔다.

공원으로 걸어갔다.

침묵이 흘렀다.

벤치에 앉았다.

"여름아."

"..."

"미안해. 소리 질러서."

"나도 미안해."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진혁아."

"응?"

"우리... 어떻게 해야 할까?"

"무슨 말이야?"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계속 못 만나고, 외롭고..."

진혁이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헤어지자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당황했다.

"그럼 뭐야?"

"...잘 모르겠어."

침묵이 흘렀다.

"여름아."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나도 힘들어. 너를 못 만나는 게. 매일 보고 싶은데 못 보는 게."

"..."

"하지만 지금 이 시기가 중요해. 농구부 주장으로서, 학생으로서..."

"알아..."

"조금만... 조금만 참아줘. 방학 끝나면 나아질 거야."

"정말?"

"응. 약속해."

나는 진혁을 쳐다봤다.

진혁의 눈에 진심이 보였다.

"알았어. 기다릴게."

"고마워..."

진혁이 나를 안았다.

"사랑해, 여름아. 정말 많이."

"나도..."

하지만 집에 돌아오니 찝찝했다.

'이게 맞는 걸까...'

'계속 이렇게 참기만 해야 하나...'

불안감이 밀려왔다.

일주일이 더 지났다.

진혁과는 여전히 못 만났다.

메시지만 주고받았다.

"여름아, 괜찮아? 진짜 표정 안 좋아."

하은이가 걱정했다.

"응... 괜찮아..."

"진혁이랑 잘 안 풀리는 거 같은데..."

"...응."

"이야기해봤어?"

"응. 했어. 근데..."

나는 한숨을 쉬었다.

"잘 안 풀려..."

그날 밤, 나는 일기를 썼다.

*요즘 정말 힘들다.

진혁이가 너무 바빠서 못 만난다.

3주 동안 두 번 밖에 못 봤다.

이해한다. 주장이 되어서 바쁜 것.

하지만 외롭다.

지난번에 이야기했지만 소용없었다.

여전히 못 만나고 있다.

이게... 계속될 수 있을까?

우리 관계가 버틸 수 있을까?

불안하다.*

방학이 끝나기 일주일 전.

진혁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름아."

"응?"

"내일 시간 있어? 꼭 만나고 싶어."

"...있어."

"오후 2시에 공원에서 만나자."

"알았어."

다음 날, 공원에서 만났다.

진혁은 피곤해 보였다.

"앉자."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여름아, 미안해."

진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번 방학 동안 너를 너무 소홀히 했어."

"..."

"너 많이 외로웠지?"

"...응."

"정말 미안해. 나도 너 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못 냈어."

진혁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여름아."

"응?"

"나...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어. 농구도, 공부도, 우리 관계도."

"알아..."

"근데 부족한 것 같아. 모든 게."

진혁이 한숨을 쉬었다.

"가끔은... 너무 힘들어."

나는 진혁을 똑바로 쳐다봤다.

"진혁아."

"응?"

"우리... 휴식이 필요한 거 아닐까?"

"휴식?"

"응. 잠시 거리를 두는 거."

진혁의 표정이 굳었다.

"헤어지자는 거야?"

"아니. 헤어지는 게 아니라... 잠시 각자의 일에 집중하는 거."

"..."

"방학 남은 일주일 동안 서로 연락 안 하고, 각자 할 일에 집중하는 거야."

진혁이 한참을 생각했다.

"...알겠어."

"정말?"

"응. 네가 그게 필요하다면."

진혁이 씁쓸하게 웃었다.

"일주일 후에 다시 만나자. 개학 날."

"응..."

"그때...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

우리는 일어났다.

"그럼... 일주일 후에."

"응. 일주일 후에."

진혁이 나를 안았다.

"사랑해. 잊지 마."

"나도..."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이게... 맞는 결정일까...'

눈물이 났다.

진혁과 일주일 동안 연락하지 않는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서로를 위해.

우리 관계를 위해.

[27화 끝]

28화: 일주일의 거리 (특별편 - 3)

첫째 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진혁 생각이 났다.

'보고 싶다...'

하지만 약속했다. 일주일 동안 연락하지 않기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없었다.

'진혁이도 약속 지키고 있구나...'

하은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름아, 오늘 뭐 해?"

"집에서 공부하려고..."

"나와! 같이 놀자!"

"하지만..."

"진혁이 생각만 하지 말고! 나랑 놀자!"

하은이의 강권에 나는 나갔다.

카페에서 만났다.

"여름아, 진혁이랑 무슨 일 있었어? 요즘 표정 안 좋더라."

"...일주일 동안 연락 안 하기로 했어."

"뭐?! 왜?!"

나는 최근 일들을 얘기했다.

"그렇구나... 힘들었겠다."

"응..."

"근데 일주일 버틸 수 있겠어?"

"...모르겠어."

둘째 날.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집중이 안 됐다.

'진혁이는 뭐 하고 있을까...'

휴대폰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안 돼. 약속 지켜야 해.'

오후에 방송부 회의가 있었다.

"여름아, 2학기 프로젝트 준비 잘 되고 있어?"

선배가 물었다.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표정이 안 좋은데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하지만 전혀 괜찮지 않았다.

셋째 날.

'벌써 반이 지났네...'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진혁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

하지만 여전히 보고 싶었다.

하은이와 영화를 보러 갔다.

"여름아, 좀 나아진 것 같아."

"그래?"

"응. 표정이 어제보다 밝아."

"음...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아. 진혁이 없이 시간 보내는 게."

"그게 꼭 나쁜 건 아니야."

"무슨 말이야?"

"연애하면서도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잖아. 너무 붙어 있으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어."

하은이의 말에 나는 생각에 잠겼다.

넷째 날.

이날은 이상하게 괜찮았다.

공부도 잘 됐고, 방송부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게 많구나...'

저녁에 엄마와 이야기를 나눴다.

"여름아, 요즘 진혁이 안 보이는데?"

"응... 각자 바쁜 일 하고 있어."

"그렇구나. 가끔은 그런 시간도 필요해."

"엄마도 그렇게 생각해?"

"응. 항상 붙어 있으면 소중함을 모를 수도 있거든."

엄마의 말이 위로가 됐다.

다섯째 날.

오늘은 진혁 생각이 더 많이 났다.

'이틀만 더 지나면 만날 수 있어...'

기대됐다.

하지만 동시에 불안했다.

'만났을 때 어색하면 어떡하지...'

'우리 관계가 예전 같을 수 있을까...'

혼자 공원을 산책했다.

우리가 자주 가던 그 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을 봤다.

'진혁아... 보고 싶어...'

눈물이 났다.

'일주일... 생각보다 길다...'

여섯째 날.

드디어 내일이면 진혁을 만난다.

설렜지만 동시에 긴장됐다.

'뭐라고 말하지...'

'어떻게 시작하지...'

하루 종일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은이한테 전화했다.

"여름아?"

"은채야... 내일 진혁이 만나는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솔직하게 말하면 돼. 보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

"그게... 쉽게 나올까..."

"나올 거야. 진혁이 얼굴 보면."

"그럴까..."

"응. 걱정하지 마."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내일이면 진혁을 만난다.

일주일 만에.

'어떤 표정으로 나를 맞이할까...'

'우리 관계는 괜찮을까...'

불안과 기대가 교차했다.

한편, 진혁도 힘든 일주일을 보내고 있었다.

[진혁의 시점]

첫째 날.

여름이와 연락하지 않기로 한 첫날.

'힘들겠지만... 여름이가 필요하다고 했으니까.'

농구 연습에 집중했다.

하지만 자꾸 여름이 생각이 났다.

둘째 날.

민우가 물었다.

"진혁아, 요즘 왜 그래? 표정 안 좋아."

"아니... 괜찮아..."

"여름이랑 무슨 일 있어?"

"...일주일 동안 연락 안 하기로 했어."

"뭐?! 헤어진 거야?!"

"아니. 잠시 거리를 두는 거야."

"힘들겠다..."

"응... 진짜 힘들어..."

셋째 날.

연습 중에 실수를 연발했다.

"진혁아! 집중해!"

코치님이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여름이... 지금 뭐 하고 있을까...'

넷째 날.

민우가 조언했다.

"진혁아, 이 시간이 너한테도 필요한 것 같아."

"무슨 말이야?"

"너 요즘 농구, 공부, 여름이... 다 챙기느라 힘들었잖아."

"...맞아."

"이번 기회에 우선순위를 정리해봐. 뭐가 제일 중요한지."

민우의 말에 나는 생각에 잠겼다.

다섯째 날.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내게 제일 중요한 게 뭐지...'

농구? 공부? 여름이?

'다 중요해...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나...'

결론을 내렸다.

'여름이가 제일 중요해. 그다음이 농구, 그다음이 공부.'

명확해졌다.

여섯째 날.

내일이면 여름이를 만난다.

떨렸다.

'뭐라고 말하지...'

'여름이 화났을까...'

'우리 관계 회복할 수 있을까...'

밤에 민우한테 전화했다.

"민우야..."

"왜?"

"내일 여름이 만나는데... 뭐라고 말해야 할까..."

"솔직하게 말해. 네 마음을."

"내 마음?"

"응. 여름이가 제일 중요하다고. 잘못했다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그래. 고마워."

일곱째 날. 개학 날.

여름이의 시점으로 돌아간다.

나는 일찍 일어났다.

오늘 진혁을 만난다.

옷도 신경 써서 입었다.

거울을 보니 떨리는 게 느껴졌다.

'할 수 있어... 잘될 거야...'

학교에 도착했다.

교문 앞에서 진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순간, 모든 게 멈춘 것 같았다.

진혁이 천천히 다가왔다.

"여름아..."

"진혁아..."

우리는 서로를 바라봤다.

일주일 만이었다.

하지만 일 년처럼 느껴졌다.

"보고 싶었어..."

진혁이 먼저 말했다.

"나도..."

"정말 많이..."

진혁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미안해... 너를 힘들게 해서..."

"아니야... 나도 미안해..."

우리는 그 자리에서 안았다.

교문 앞,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하지만 상관없었다.

"다시는 이러지 말자..."

진혁이 속삭였다.

"응..."

"앞으로는 바빠도 시간 낼게. 약속해."

"나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할게."

"고마워..."

우리는 한참 동안 안고 있었다.

"여름아."

"응?"

"이번 일주일 동안... 깨달은 게 있어."

"뭔데?"

"너 없이는 안 되겠다는 거."

진혁의 솔직한 고백에 나는 눈물이 났다.

"나도... 똑같이 생각했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 더 잘하자."

"응. 다시 시작하자."

교실로 들어가기 전, 진혁이 말했다.

"여름아, 점심시간에 옥상에서 만나자. 할 말이 있어."

"응, 알았어."

우리는 각자 교실로 들어갔다.

점심시간.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옥상으로 올라갔다.

진혁이 벌써 와 있었다.

"왔어?"

"응."

우리는 벤치에 앉았다.

"여름아, 이번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이 생각했어."

"나도..."

"우리 관계에 대해서, 내 우선순위에 대해서..."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결론은 간단해. 너야. 너가 제일 중요해."

"진혁아..."

"농구도 중요하고, 공부도 중요하지만... 너만큼은 아니야."

진혁의 눈빛이 진지했다.

"그래서 결정했어."

"뭘?"

"앞으로는 매일 점심시간에 꼭 만날 거야. 아무리 바빠도."

"하지만..."

"그리고 매일 밤 통화할 거야. 10분이라도."

"진혁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

"무리가 아니야. 필요한 거야. 우리 관계를 위해."

나는 감동받았다.

"고마워..."

"그리고 여름아."

"응?"

"너도 약속해줘."

"뭘?"

"힘들면 바로 말해줘. 참지 말고."

"...응."

"우리 작년에 배웠잖아.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는 거."

"맞아..."

"앞으로는 더 잘 소통하자."

"응!"

우리는 미소 지었다.

"여름아."

"응?"

"사랑해. 정말 많이."

"나도 사랑해."

우리는 키스했다.

일주일 만의 키스.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 일기를 썼다.

*일주일이 끝났다.

진혁과 떨어져 있던 일주일.

힘들었다.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필요한 시간이었다.

나는 깨달았다.

진혁 없이는 안 된다는 것.

그가 내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진혁도 깨달았다.

내가 그에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

우리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엔 더 잘하기로.

매일 만나고, 매일 통화하고,

힘들면 바로 말하고,

더 잘 소통하기로.

일주일의 거리.

아팠지만, 성장했다.

우리는 더 강해졌다.

더 단단해졌다.

이제 어떤 시련이 와도

우리는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함께니까.*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일주일 만에 다시 메시지 보내니까 신기하다.]

[나: 그러게. 너무 그리웠어.]

[진혁: 나도. 앞으로는 매일 보낼 거야.]

[나: 응!]

[진혁: 여름아.]

[나: 응?]

[진혁: 이번 일로 확신했어.]

[나: 뭘?]

[진혁: 너랑 평생 함께할 거라는 걸.]

[나: 나도.]

[진혁: 사랑해. 좋은 꿈 꿔.]

[나: 나도 사랑해. 꿈에서 만나자.]

나는 미소 지으며 창밖을 봤다.

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일주일의 시련.

우리는 이겨냈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28화 끝]

29화: 다시, 함께 (특별편 - 4)

9월이 되었다.

일주일의 거리를 극복한 후, 우리는 더 단단해졌다.

"여름아, 요즘 너 완전 행복해 보여!"

하은이가 말했다.

"그래?"

"응! 표정이 완전 밝아졌어."

"진혁이랑 잘 지내고 있어."

"다행이다. 지난달엔 걱정했는데."

"응... 그때는 힘들었지. 근데 이제는 괜찮아."

진혁과의 약속대로, 우리는 매일 점심시간에 만났다.

"오늘 수업 어땠어?"

"괜찮았어. 너는?"

"나도."

짧은 대화였지만, 매일 얼굴을 보는 게 중요했다.

"여름아."

"응?"

"매일 보니까 좋다."

"나도."

우리는 미소 지었다.

그리고 매일 밤 10시, 꼭 통화했다.

"오늘 하루 어땠어?"

"피곤했지만 좋았어. 너는?"

"나도. 농구 연습 힘들었지만 네 생각하면서 버텼어."

"고마워."

"뭐가?"

"항상 나 생각해줘서."

"당연한 거지."

추석 연휴가 다가왔다.

"여름아, 추석 때 뭐 할 거야?"

"가족들이랑 보낼 거야. 너는?"

"나도. 근데..."

진혁이 잠시 망설이더니 말했다.

"우리 집에 올래? 추석 당일에."

"진짜? 괜찮아?"

"응. 부모님이 초대하시래."

"와... 좋아!"

추석 당일.

나는 옷을 신경 써서 입었다.

한복을 입고, 선물도 준비했다.

"여름아, 예쁘다!"

엄마가 말씀하셨다.

"고마워요!"

"진혁이 부모님께 잘 보여라."

"네!"

진혁의 집에 도착했다.

"어서 와, 여름아!"

진혁의 엄마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안녕하세요! 이거 작은 선물입니다."

"어머, 고마워. 들어와."

집 안은 따뜻한 분위기였다.

거실에서 진혁의 가족들을 만났다.

"여름아, 여기 앉아."

진혁이 옆자리를 가리켰다.

"할머니, 인사드려요."

"어머, 예쁘네! 진혁이 여자친구구나!"

할머니가 환하게 웃으셨다.

"네, 안녕하세요!"

"우리 진혁이 잘 부탁해."

"네! 열심히 할게요!"

점심 식사 시간.

식탁에 음식이 가득했다.

"와... 정말 맛있겠다..."

"많이 먹어!"

진혁의 엄마가 음식을 계속 올려주셨다.

"감사합니다!"

식사 중에 진혁의 아버지가 물으셨다.

"여름아, 대학은 어디 갈 생각이야?"

"음... 서울에 있는 대학교 생각하고 있어요. 영상 관련 학과요."

"좋은 꿈이네. 열심히 해."

"감사합니다!"

"진혁이는 체육교육과 갈 거래. 너희 둘 다 같은 지역이네?"

"네! 그래서 좋아요."

진혁의 아버지가 흐뭇하게 웃으셨다.

식사 후, 진혁의 방으로 갔다.

"부모님 좋으시다."

"그치? 너 완전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

"다행이다..."

"여름아."

"응?"

"우리 가족들도 다 인정하는 사이야."

진혁이 내 손을 잡았다.

"이제 정말 공식적인 거지?"

"응!"

저녁이 되어 집에 돌아왔다.

"엄마, 다녀왔어요!"

"어땠어?"

"정말 좋았어요! 진혁이 가족분들 다 좋으셨어요!"

"다행이다. 우리도 다음에 진혁이네 초대해야겠다."

"정말요?"

"응. 명절에는 가족들끼리 만나야지."

엄마의 말에 나는 기분이 좋았다.

10월이 되었다.

"여름아, 다음 주에 2주년이야."

진혁이 말했다.

"맞다... 벌써 2년..."

"시간 진짜 빠르다."

"그러게..."

"이번에도 뭔가 특별한 거 준비해야 하는데..."

"진혁아, 특별한 거 안 해도 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정말?"

"응."

하지만 진혁은 뭔가 준비하고 있는 눈치였다.

10월 2일, 2주년 기념일.

"여름아, 오늘 방과 후에 시간 있지?"

"응! 당연히!"

"그럼 6시에 학교 앞에서 만나자."

"알았어!"

저녁 6시.

진혁이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장까지는 아니지만, 깔끔한 옷을 입고 있었다.

"여름아!"

"진혁아!"

"준비했어?"

"응!"

"그럼 가자."

진혁이 내 손을 잡고 걸었다.

도착한 곳은... 전망대.

"와... 여기..."

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보였다.

"예쁘지?"

"정말 예쁘다..."

"여기 앉자."

준비된 돗자리에 앉았다.

진혁이 가방에서 음식을 꺼냈다.

"샌드위치랑 음료수. 간단하지만..."

"충분해. 고마워."

우리는 야경을 보며 샌드위치를 먹었다.

"여름아."

"응?"

"우리 사귄 지 2년이야."

"응..."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진혁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기쁜 일도, 힘든 일도, 설레는 일도..."

"맞아..."

"작년 여름에는 거의 헤어질 뻔했고..."

"그때 정말 힘들었지..."

"응. 근데 우리 이겨냈어."

진혁이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더 강해졌어."

"맞아."

"여름아."

"응?"

진혁이 가방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2주년 선물."

상자를 열자...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은색 목걸이에 작은 하트 펜던트.

"예쁘다..."

"뒤집어봐."

펜던트를 뒤집으니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2 years - Forever 14.5°C'

"진혁아... 고마워..."

"목걸이 해줄게."

진혁이 내 뒤로 돌아가 목걸이를 채워줬다.

"어때?"

"완벽해..."

나도 준비한 선물을 꺼냈다.

"나도 준비했어."

팔찌였다.

가죽 팔찌에 작은 금속 판이 달려 있었다.

'한여름♥류진혁 - 2023.10.02'

우리가 처음 사귄 날짜.

"여름아... 고마워..."

"차봐."

나는 진혁의 손목에 팔찌를 채워줬다.

"평생 차고 다닐게."

"진짜?"

"응. 약속."

우리는 야경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여름아, 고3 되면 더 바빠지겠지?"

"응... 수능 준비해야 하니까..."

"그래도 우리 시간 꼭 만들자."

"당연하지."

"그리고..."

진혁이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대학 가서도 계속 만나자."

"응!"

"여름아."

"응?"

"나... 서울대 체육교육과 준비하고 있어."

"진짜?! 대박인데?"

"응. 힘들겠지만 도전해보려고."

"할 수 있어. 넌 정말 잘하니까."

"너는?"

"나는 중앙대 영화학과 생각하고 있어."

"중앙대? 좋은데!"

"둘 다 서울이니까... 계속 만날 수 있겠다."

"응!"

시간이 흘러 밤 9시.

"이제 집에 가야겠다."

"응..."

우리는 전망대를 내려왔다.

"오늘... 정말 좋았어."

"나도. 2주년 축하해."

"너도."

집 앞에 도착했다.

"여름아."

"응?"

"2년 동안 고마웠어. 그리고..."

진혁이 나를 안았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도 잘 부탁해."

"사랑해."

"나도 사랑해."

집에 들어가 거울을 봤다.

목에 걸린 새 목걸이.

'2 years - Forever 14.5°C'

2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하지만 우리에게는 정말 소중한 2년이었다.

일기를 썼다.

*오늘, 진혁과 2주년을 맞이했다.

2년 전 오늘, 체육관에서 고백받았던 그날.

그때는 모든 게 낯설었다.

연애가, 사랑이, 설렘이.

하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진혁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2년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이 겪었다.

기쁜 일도, 힘든 일도, 시련도.

작년 여름, 거의 헤어질 뻔했다.

일주일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그때.

하지만 우리는 이겨냈다.

더 강해졌고, 더 단단해졌다.

이제 고3이 다가온다.

더 바빠질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

2년을 함께했으니,

3년도, 10년도, 평생도 함께할 수 있다.

진혁아, 사랑해.

2주년 축하해.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

삐- 삐-

진혁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진혁: 오늘 정말 행복했어.]

[나: 나도!]

[진혁: 목걸이 예쁘지?]

[나: 응! 완벽해! 팔찌는?]

[진혁: 최고야. 절대 안 뺄 거야.]

[나: 나도!]

[진혁: 여름아.]

[나: 응?]

[진혁: 2년 동안 고마웠어. 그리고 사랑해.]

[나: 나도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진혁: 3년차도 잘 부탁해.]

[나: 나도 잘 부탁해!]

[진혁: 좋은 꿈 꿔. 꿈에서 만나자.]

[나: 응. 꿈에서 봐!]

나는 미소 지으며 창밖을 봤다.

달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2년.

우리의 2년.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무수히 많은 시간들.

우리는 계속 함께할 것이다.

우리의 온도, 14.5도를 유지하며.

평생.

[2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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