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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쫓는 이유_05

29화

흔적을 찾아서
지운은 다은이 마지막으로 갔다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학교 근처 작은 폐역(廢驛).
사람들은 ‘귀신역’이라 불렀다.
낡은 간판 밑, 누군가 남긴 흔적이 있었다.
하얀 천 조각, 그리고 그 위에 글씨.
‘지운, 나 여기 있어.’
그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다은아…”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 사이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운…”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역 구석의 문을 열었다.
그 안엔 누군가 그린 낡은 벽화가 있었다.
조선의 풍경 속,
사슬이 풀린 여인이 웃고 있었다.
지운은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엔… 널 놓치지 않을게.”
그 순간, 벽화의 눈동자가 살짝 반짝였다.
30화

진실의 문
그날 밤, 지운은 벽화 앞에서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그는 조선의 비 내리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사람들이 피신하던 그 길 끝에, 서하가 서 있었다.
“지운… 이번에도 넌 날 쫓았네.”
“당연하지. 널 두고 어떻게 가.”
“근데 이번엔, 내가 도망치는 게 아니야.”
“그럼?”
“널 구하러 왔어.”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지운이 그 손을 잡는 순간,
빛이 번쩍이며 주변이 일그러졌다.
현대의 폐역 벽화가 부서지고,
그 속에서 다은이 쓰러져 있었다.
“다은아!”
그는 달려가 그녀를 안았다.
그녀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지운아… 나… 기억났어.”
“뭐를?”
“우리… 이미 한 번 죽었었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이번엔, 그 빗속이 따뜻했다.
31화

사랑의 기억
“우리… 죽었었지.”
다은의 목소리는 바람 속에 섞여 아득했다.
지운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럼 이번엔 살자. 우리 둘 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난 널 배신한 줄 알았어.
근데 아니었어. 널 살리려고 그랬던 거야.”
“그걸 이제야 알았어?”
지운이 웃으며 눈을 감았다.
“나도 그때 널 오해했어.
도망쳤다고만 생각했지.
사실은… 나 때문에 너를 잃은 거였네.”
다은은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나면 되는 거잖아.”
“응, 이번엔 끝까지 지킬 거야.”
밖에서 천둥이 쳤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 속에서도 웃었다.
그들의 눈동자 속엔 비가 아닌 빛이 비쳤다.
“지운.”
“응?”
“나 기억나.
그날 마지막 순간, 네가 날 안고 말했잖아.”
“뭐라고?”
“‘죽어서라도 너를 쫓을 거야.’”
지운은 숨을 멈췄다.
“그 말을… 네가 기억한다고?”
“응. 그래서 이번엔 내가 널 찾아온 거야.”
32화

다시 피어난 운명
며칠 후, 두 사람은 옛날 ‘추노길’이라 불리던 산길을 찾았다.
지운은 어릴 적부터 이곳에 오면 이상하게 익숙했다고 했다.
“여기가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래.”
다은은 나무줄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전생에, 내가 여기서 숨어 있었고
너는 날 잡으러 왔다더라.”
지운은 고개를 숙였다.
“근데 잡지 못했어.
왜냐면 널 사랑하게 됐으니까.”
그 말에 다은은 가만히 웃었다.
“그럼 이번엔 잡아봐.
근데 잡는 순간, 나랑 영원히 함께해야 돼.”
“그건 내 쪽이 좋아할 조건인데?”
그가 장난스럽게 웃자, 다은은 달아나듯 산길 아래로 뛰었다.
“그럼 쫓아봐!”
지운은 웃으며 그녀를 향해 달렸다.
바람이 두 사람을 스쳤고,
나무들 사이로 옛 추노꾼의 환영이 겹쳐졌다.
그들이 달리는 길 위로 햇살이 쏟아졌다.
33화

운명의 교차점
학교로 돌아온 두 사람은 점점 더 이상한 현상을 겪기 시작했다.
벽에 걸린 시계가 거꾸로 돌고,
복도에선 낯선 옷차림의 사람 그림자가 스쳤다.
“이제 슬슬 끝이 다가오는 거 같아.”
다은이 속삭였다.
“무슨 말이야?”
“우리 둘 중 한 명은 이 기억을 남기고,
다른 한 명은 잊어야 해.”
지운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안 돼. 둘 다 기억해야지.”
“운명이 그렇게 허락 안 한대.”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럼 내가 잊을게.
넌 계속 살아서, 우리 이야기 써줘.”
“싫어. 난 추노꾼이야.
기억까지 쫓을 수 있어.”
지운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번엔 내가 도망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널 잊게 두지도 않을 거야.”
복도 끝 창문이 흔들리고,
햇살 속에서 누군가의 속삭임이 들렸다.
“쫓는 자와 도망치는 자, 결국 같은 곳으로 간다.”
34화

추노의 끝
그날 밤, 하율이 학교에 뛰어왔다.
“지운! 다은이 사라졌어!”
그는 숨이 멎을 듯 달려나갔다.
폐역, 비 내리는 플랫폼 위.
다은이 그곳에 서 있었다.
“이제 보내줘, 지운아.
이번엔 내가 네 뒤를 지켜줄게.”
“안 돼! 또 그런 말 하지 마!”
그가 다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갑자기 번개가 치며
그들 사이에 환영이 일었다.
조선의 서하가, 사슬에 묶인 채 나타났다.
“이번엔 넌 나를 놓아줘야 해.”
지운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럼 다음 생엔 꼭 다시 만나는 거야?”
“그건 운명이 정하겠지.”
그녀가 웃었다.
그리고 빛 속으로 사라졌다.
남은 건 다은의 목걸이 하나였다.
지운은 그걸 품에 안고 무릎을 꿇었다.
“이게 추노의 끝이라면… 난 다시 시작할 거야.”
35화

다시, 봄이 오면
시간이 흘러 봄이 되었다.
학교 앞 벚꽃이 흩날리던 날,
지운은 하율에게 말했다.
“이제 다은이 꿈에 안 나와.”
“그래도 넌 그녀를 기억하잖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리고 그녀가 말했지.
‘추노의 끝은 사랑이야.’”
하율은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럼 사랑은 계속되는 거야.”
그때, 교실 창가에서 누군가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짧은 단발, 낯익은 눈웃음.
지운의 가슴이 멎었다.
“다은…?”
그녀가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시, 봄이야.”
지운은 천천히 웃었다.
“그래. 이번엔 내가 먼저 쫓아갈게.”
36화

다시 만난 세계
새 학기가 시작됐다.
교실 문이 열리고, 전학생 한 명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강다은이에요. 잘 부탁드립니다.”
지운의 펜이 바닥에 떨어졌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다은…?”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응? 우리 아는 사이야?”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웃었다.
“아니… 이제 알면 되지.”
점심시간, 두 사람은 운동장 벤치에 앉았다.
“이 학교 분위기 괜찮네.”
“처음엔 낯설겠지만 금방 익숙해질 거야.”
그녀는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왠지 여긴 익숙해.
특히 너 얼굴이… 이상하게 기억나.”
지운은 조용히 대답했다.
“그건, 우리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
“무슨 뜻이야?”
“나중에 얘기해줄게.
지금은 그냥… 네가 돌아와서 고맙다고.”
그녀는 눈을 찡그렸다.
“돌아와? 내가 어디 갔다 왔어?”
지운은 대답 대신 웃었다.
“응, 아주 먼 곳.”
37화

잃어버린 노트
하율이 다은에게 노트를 빌려줬다.
그런데 다은은 그 안에서 낡은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조선시대 복장의 남녀가 함께 웃고 있었다.
“이거 뭐야? 연극 사진이야?”
지운은 사진을 보며 순간 멍해졌다.
“아… 그거, 옛날 학교 축제 때 찍은 거야.”
“근데 나 닮았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지운은 눈을 돌렸다.
“응, 진짜 닮았네…”
다은은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상하다. 이 여자의 눈빛이 너무 슬퍼.
뭔가 놓고 온 사람처럼.”
그 말에 지운은 잠시 침묵했다.
“그래서… 난 그 여자를 쫓았어.”
“쫓았다고?”
“응. 근데 잡은 건 사랑이었지.”
다은은 의미를 몰랐지만,
이상하게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럼 지금은?”
“지금은 다시 시작이야.”
38화

기억의 조각
어느 날, 다은은 꿈을 꿨다.
비 내리는 길, 사슬에 묶인 여인, 그리고 그 여인을 품에 안은 남자.
그녀는 눈을 뜨며 숨을 몰아쉬었다.
“이상해… 왜 저 장면이 이렇게 생생하지?”
다음 날, 학교 옥상에서 지운을 만났다.
“지운아, 나 어젯밤에 이상한 꿈 꿨어.”
“어떤 꿈?”
“너랑 나였던 것 같아.
옛날 옷 입고, 비 맞으면서 울었어.”
지운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럼 이제 다 기억났네.”
“뭘?”
“우리 이야기.
추노꾼과 도망자, 그리고 사랑.”
다은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게… 진짜였어?”
“그래. 이번 생엔 우리가 다시 만난 거야.”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럼 이제… 넌 날 쫓지 않아도 되겠네.”
지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평생 널 쫓을 거야.
다만, 이번엔 같은 방향으로.”
39화

추노의 재시작
봄이 깊어가던 날, 두 사람은 함께 걸었다.
“지운, 근데 그때 왜 나를 쫓았던 거야?”
“그땐 복수였지. 하지만 중간에 변했어.”
“사랑으로?”
“응. 그게 추노의 끝이었어.”
다은은 그의 옆에서 천천히 미소 지었다.
“그럼 이제 추노는 다시 시작이네.”
“맞아. 이번엔 사랑을 향해 쫓는 거야.”
그녀는 그의 손을 살짝 잡았다.
“그럼 내가 도망가면?”
“그럼 또 쫓아야지.”
“그럼 내가 잡히면?”
“그때는… 평생 안 놔줄 거야.”
두 사람은 웃었다.
바람이 따뜻했다.
지운의 가슴 한가운데엔
이제 두 번 다시 놓치지 않을 결심이 새겨졌다.
40화

너를 쫓는 이유 (完)
졸업식 날, 운동장에 눈발이 흩날렸다.
지운은 편지를 꺼냈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면 내가 널 쫓을게.’
그 편지 아래엔 새로운 글씨가 적혔다.
‘이번 생엔, 내가 먼저 널 찾아왔어.’
지운은 고개를 들었다.
멀리서 다은이 걸어오고 있었다.
“또 만나네, 추노꾼.”
그녀가 웃었다.
“이젠 그 말 싫어.”
“왜?”
“이제 난 쫓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걷는 사람이니까.”
다은이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럼 같이 걸어.
우리가 또 잊어도,
다음 생엔 또 찾으면 되잖아.”
하얀 눈이 내렸다.
그들은 손을 꼭 잡고 걸었다.
지운은 속삭였다.
“이게 내가 널 쫓는 이유야.
세상이 몇 번 바뀌어도,
너는 내 마지막 약속이니까.”
그리고, 봄빛이 그들을 감쌌다.
책소개글 (1000자 버전)

비 내리는 폐역, 잃어버린 기억, 그리고 “추노의 끝은 사랑이야.”
전생의 인연이 다시 이어지는 순간, 한 소년의 운명은 뒤집힌다.
중학생 지운은 어느 날 낡은 편지 한 장을 발견한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면 내가 널 쫓을게.’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잊었던 기억이 깨어난다.
조선 시대, 그는 ‘추노꾼’이었다.
그리고 그가 쫓던 이는 죄인이 아니라, 그가 목숨보다 사랑했던 여인 서하였다.
현대의 시간 속에서 다시 만난 소녀 다은.
그녀는 모든 걸 잊었지만, 지운은 느낀다.
그녀의 눈빛, 웃음, 그리고 손끝의 온기까지 —
모두 서하의 것이었다.
기억과 운명이 교차하는 학교,
비밀이 잠든 폐역,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사랑.
이번 생에 그는 그녀를 지킬 수 있을까?
쫓는 자와 도망치는 자, 결국 같은 곳으로 간다는 운명 속에서
지운은 사랑을 향한 새로운 추노를 시작한다.
윤회와 성장, 그리고 하이틴 로맨스의 감성으로 다시 태어난 현대판 추노 이야기.
이번 생엔, 도망치는 사랑이 아니라 함께 걷는 사랑이 된다.
책소개글 (2000자 버전)

“추노의 끝은 복수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이어진 인연,
쫓고 쫓기던 두 사람의 영혼이 다시 만난다.
소년 지운은 평범한 중학생이다.
하지만 어느 날, 학교 뒤편 폐역에서 낡은 편지 한 장을 발견한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면 내가 널 쫓을게.’
이 한 줄의 글귀가 그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이상한 꿈이 시작된다.
비 내리는 거리, 칼을 든 추노꾼, 그리고 사슬에 묶인 여인.
꿈속의 여인이 울면서 웃는다.
“지운… 이번엔 내가 널 지킬게.”
그는 점점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려지는 걸 느낀다.
그리고 전학생 다은을 만난다.
그녀의 눈빛, 말투, 웃음 —
모든 것이 그 꿈속의 여인 ‘서하’와 닮아 있었다.
둘은 서로에게 이끌리지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학교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복도엔 낯선 그림자가 스친다.
벽화, 편지, 낡은 붓글씨가 전생의 기억을 되살려낸다.
지운은 깨닫는다.
자신이 바로 ‘추노꾼’이었으며,
그가 쫓던 이는 범죄자가 아닌 — 사랑하는 여인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도망쳤고, 그는 쫓았다.
그들의 마지막은 비극이었다.
하지만 이번 생엔 다르다.
지운은 맹세한다.
“이번엔 널 쫓는 게 아니라, 함께 걷는 사람이 될게.”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
비극과 희망, 운명과 선택을 오가는 하이틴 로맨스로 펼쳐진다.
지운과 다은이 다시 만난 봄,
그들은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윤회 속에서 피어난 사랑.
도망치는 사랑을 넘어, 함께 걷는 사랑으로 완성되는 이야기.
『너를 쫓는 이유』는
추노의 슬픔을 로맨스로, 운명의 무게를 희망으로 바꾼
감성 하이틴 판타지 러브스토리다.
에필로그

졸업식 날, 눈이 내렸다.
하얀 운동장 위를 천천히 걷던 지운은
주머니 속 낡은 편지를 꺼냈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면 내가 널 쫓을게.’
그 문장을 바라보다가 그는 미소 지었다.
이젠 그 말이 두렵지 않았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걸.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또 거기 있었네, 추노꾼.”
지운이 돌아보았다.
꽃다발을 든 다은이 서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번엔 내가 먼저 널 찾아왔잖아.”
지운은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었다.
“그래. 이제는 도망도, 추노도 없어.”
눈발이 흩날렸다.
멀리서 종이 울리고, 봄빛이 스며들었다.
지운은 작게 속삭였다.
“이게 내가 널 쫓는 이유야.
다음 생이 오더라도,
또 만나러 갈 테니까.”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나란히 이어졌다.
그리고, 그 길 위로 햇살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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