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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사라진곳

수없이 많은 인연에

사람들이 외로워하는 것이

정 없음인 듯

 

멀어진 집단은

늘 다 똑같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

신뢰가 사라지고

그안에는

사람들도 사라진다

 

몰려있던 무리들까지

신뢰가 사라진 자리에는 이상하리만큼 빠르게 공기가 식는다. 한때는 웃음과 말소리가 넘치던 공간이었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오래 바라보지 못한다. 말은 오가지만 마음은 닿지 않고, 함께 있지만 각자의 섬에 갇힌 듯한 고립감이 흐른다. 어쩌면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혼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함께 있음에도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단절의 중심에는 ‘정 없음’이 자리한다. 정이 사라진 관계는 껍데기만 남은 그릇처럼, 아무리 채우려 해도 금세 비어버린다.

수없이 많은 인연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만남을 경험한다. 그러나 모든 인연이 깊어지지는 않는다. 신뢰가 쌓이지 않은 관계는 쉽게 흔들리고, 작은 오해에도 금이 간다. 그리고 그 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넓어져 결국 관계 전체를 무너뜨린다. 신뢰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관계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멀어진 집단은 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소한 거리감으로 시작되지만, 그 거리는 점점 커져 결국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사라진다. 누군가는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애써 외면한다. 그러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사람이 떠난 자리는 단순히 한 사람의 부재가 아니라, 그 사람이 쌓아온 신뢰와 기억, 온기의 부재이기 때문이다.

신뢰가 사라진 곳에서는 사람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균열이 있기 때문이다. 그 균열 속에서 관계는 धीरे히 무너지고, 결국 사람들마저 흩어진다. 한때 몰려 있던 무리들까지도 어느 순간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며, 그곳은 더 이상 ‘함께’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사람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신뢰일지도 모른다. 신뢰가 있는 곳에는 다시 사람이 모이고, 정이 쌓이며, 외로움이 머물 자리가 줄어든다. 반대로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는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어도 공허함만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돌아봐야 한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는 신뢰가 남아 있는지, 그리고 나는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해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있는지. 어쩌면 관계를 이어주는 가장 큰 힘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진심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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