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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이 없는 길

처음부터 자신이 가는 길

흐르듯 가는 길

하늘이 주는 나만의 길

그 길위에

무수한 무리가 스쳐가는데

사라지는 사람들 사이에

죽음도 있고

떠남도 있고

다시 만남도 있다

 

그런데 뒤로 한 길위에

지난 사람들

멈추는 일은 다시 없는 듯

흘러가 버린다

멈춤이 없는 길 위에 서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묻지만, 정작 그 길은 처음부터 이미 시작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선택의 순간마다 우리는 스스로 방향을 정한다고 믿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하나의 궤적일 뿐이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삶 또한 거스를 수 없는 힘에 이끌려 흘러간다.

하늘이 주는 나만의 길이라는 말은 어쩌면 위로이기도 하고, 동시에 책임이기도 하다. 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각자가 걷는 길의 결은 다르다. 어떤 이는 빠르게, 어떤 이는 느리게, 또 어떤 이는 멈춘 듯 보이지만 결국은 모두 흐르고 있다. 그 길 위에는 수많은 인연들이 스쳐 간다. 잠시 머물다 떠나는 사람들, 오래 곁에 있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사람들. 그 사이에는 삶의 기쁨도 있고, 예기치 못한 이별도 있으며, 때로는 죽음이라는 깊은 어둠도 자리한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떠남은 끝이 아니다. 떠난 자리에는 또 다른 만남이 스며든다. 비워진 공간은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고, 사라진 흔적 위로 또 다른 발자국이 겹쳐진다. 그렇게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 속에서 흔들리고, 다시 균형을 찾아간다. 이 과정 속에서 비로소 삶은 단순한 직선이 아니라 수많은 교차와 굴곡을 가진 하나의 흐름임을 깨닫게 된다.

뒤돌아보면, 이미 지나온 길 위에는 수많은 얼굴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다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다. 함께 웃고 울었던 시간들조차도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린다. 멈추고 싶었던 순간도, 다시 돌아가고 싶었던 기억도 결국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멀어져 간다.

그래서인지 삶은 더욱 애틋하다. 붙잡을 수 없기에 소중하고, 다시 오지 않기에 빛난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 길 위에서, 멈출 수 없는 존재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두려움은 조금씩 옅어지고,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기는 용기가 생긴다.

멈춤이 없는 길.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오늘도 걷는다. 지나가는 것들을 애써 붙잡기보다, 스쳐 가는 순간들을 온전히 바라보며. 그렇게 흐르듯 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하늘이 우리에게 준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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