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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판에 나타난 도깨비 왕과 겁쟁이 귀신들








씨름판에 나타난 도깨비 왕과 겁쟁이 귀신들

씨름판에 나타난 도깨비 왕과 겁쟁이 귀신들은 힘만 세면 이긴다고 믿는 도깨비 왕과, 늘 도망치기만 하던 겁쟁이 귀신 삼총사가 씨름판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성장 이야기입니다. 방귀 한 방에 뒤집히는 모래판, 반칙을 고민하는 귀신들, 규칙도 모르고 덤볐다가 얼굴이 붉어지는 도깨비 왕까지, 이야기는 유쾌하고 우스꽝스럽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는 중요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진짜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아이들은 씨름 경기를 지켜보는 요괴들의 모습을 통해 정정당당함, 용기, 배려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겁이 많아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도망치지 않고 한 발 내딛는 순간, 우리는 이미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전통 놀이인 씨름을 배경으로 판타지적 상상력을 더해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하는 어린이 창작동화입니다.
목차

1. 엉뚱한 밤, 씨름판이 흔들렸다!
2. 콧구멍 큰 도깨비 왕의 등장
3. 힘은 센데 겁은 많은 귀신 삼총사
4. 요괴 마을의 비밀 훈련소
5. 씨름 규칙도 모르는 도깨비들
6. 방귀 한 방에 뒤집힌 씨름판
7. 겁쟁이 귀신의 반칙 작전
8. 요괴 심판의 이상한 판정
9. 진짜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10. 도깨비 왕의 눈물과 씨름 축제
책소개글

씨름판에 나타난 도깨비 왕과 겁쟁이 귀신들은 전통 씨름판 위에서 펼쳐지는 유쾌한 판타지 성장 동화입니다. 인간 세상을 정복하겠다며 나타난 콧구멍 큰 도깨비 왕 ‘콧바람 대장’. 그러나 그를 따라온 귀신 삼총사는 힘도 약하고 겁도 많은 존재들입니다. 씨름 규칙도 모른 채 힘만 믿고 덤비는 도깨비 왕, 반칙을 고민하는 귀신들, 방귀 회오리로 뒤집히는 모래판까지 이야기는 끊임없이 웃음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순한 소동극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낮에 겨루는 씨름을 몰래 지켜보며 도깨비와 귀신들은 깨닫게 됩니다. 씨름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싸움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약속과 배려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기라는 것을요. 그리고 진짜 힘은 팔과 어깨가 아니라 ‘도망치지 않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배워 갑니다.
겁이 많아도 괜찮습니다. 아직 약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용기입니다. 이 책은 웃음 속에 용기를 담고, 장난스러운 장면 속에 따뜻한 메시지를 숨겨 두었습니다. 전통 놀이와 우리 설화 속 도깨비·귀신·요괴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아이들에게 친근하면서도 새롭게 다가가는 작품입니다. 읽고 나면 씨름판처럼 마음이 단단해지고, 달빛처럼 은은한 용기가 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엉뚱한 밤, 씨름판이 흔들렸다!

달빛이 유난히 밝은 밤이었습니다. 마을 운동장 한가운데에는 모래가 곱게 깔린 씨름판이 있었지요. 낮에는 아이들이 놀던 곳이었지만, 밤이 되면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는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씨름판이 갑자기 “쿵!” 하고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래가 파도처럼 일렁이더니, 둥근 모래판 한가운데에서 뿔이 삐죽 솟아올랐습니다.
“으하하하! 드디어 인간 세상 씨름판에 도착했다!”
모래를 털며 나타난 것은 커다란 도깨비였습니다. 코는 마치 주전자처럼 크고, 배는 북처럼 불룩했지요. 그 뒤로는 허공에서 둥둥 떠다니는 귀신 셋이 따라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귀신들은 서로를 붙잡고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여기… 인간들 있는 거 아니지?”
“씨름한다면서? 혹시 맞는 거 아냐?”
겁에 질린 귀신들과 달리 도깨비는 신이 나서 팔을 휘둘렀습니다. 그 바람에 모래가 사방으로 날렸습니다.
그날 밤, 마을 씨름판은 도깨비와 귀신들 때문에 시끌벅적해졌습니다.
콧구멍 큰 도깨비 왕의 등장

도깨비는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밝혔습니다.
“나는 도깨비 왕, ‘콧바람 대장’이다!”
그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바람을 뿜었습니다. 그러자 모래가 소용돌이치며 작은 회오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귀신들은 “꺅!” 소리를 지르며 더 높이 떠올랐지요.
콧바람 대장은 씨름판을 한 바퀴 돌더니 외쳤습니다.
“나는 천하장사가 될 것이다! 인간 씨름판을 정복하러 왔다!”
하지만 귀신 삼총사는 서로 수군거렸습니다.
“씨름은 밀고 당기는 거라며?”
“우린 다리도 제대로 없는데…”
“맞으면 사라지는 거 아니야?”
도깨비 왕은 귀신들의 걱정을 듣고도 크게 웃었습니다.
“겁쟁이들! 씨름은 힘이다! 힘!”
그러나 사실 도깨비 왕도 씨름 규칙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그저 힘만 세면 이기는 줄 알고 있었지요.
힘은 센데 겁은 많은 귀신 삼총사

귀신 삼총사는 이름도 참 특이했습니다. 덜덜이, 벌벌이, 후들후들. 이름처럼 늘 떨고 다녔지요. 이들은 사실 요괴 마을에서 가장 약한 존재들이었습니다. 벽도 못 통과하고, 사람도 제대로 못 놀라게 하는 귀신들이었죠.
“우리… 그냥 구경만 하면 안 될까?”
“응, 응! 응원이라도 하자!”
하지만 도깨비 왕은 귀신들을 번쩍 들어 모래판에 세웠습니다.
“씨름은 팀워크다! 응원만 하면 되겠느냐!”
그러자 덜덜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 힘 하나도 없어…”
도깨비 왕은 그제야 귀신들이 왜 떠는지 조금 이해했습니다. 귀신들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그저 겁이 많은 아이들 같았던 것이죠.
요괴 마을의 비밀 훈련소


도깨비 왕은 결심했습니다.
“좋아! 훈련이다!”
씨름판 옆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그 안쪽은 요괴들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 공간이었습니다. 그곳에는 낡은 씨름 샅바와 커다란 바위 인형이 놓여 있었습니다.
도깨비 왕은 바위를 붙잡고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이렇게 허리를 쓰는 거다!”
귀신들은 따라 해보려 했지만, 손이 바위를 그냥 통과해버렸습니다.
“어? 또 통과했어…”
“우린 왜 이렇게 힘이 없지…”
그때 도깨비 왕이 말했습니다.
“힘은 팔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마음에서 나온다!”
귀신들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마음이라니… 그게 뭘까요?
씨름 규칙도 모르는 도깨비들

훈련은 계속되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무도 씨름 규칙을 정확히 몰랐던 것이죠.
“일단 세게 밀면 되는 거 아니야?”
“아니, 발을 걸어야 한다던데?”
결국 도깨비 왕은 인간 아이들이 낮에 연습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인사하고, 샅바를 잡고, 중심을 낮추며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있었습니다.
“어? 인사도 해야 하는 거야?”
“반칙은 안 되는 거네…”
도깨비 왕은 처음으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힘만 믿고 덤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기 시작한 것이죠.
방귀 한 방에 뒤집힌 씨름판


훈련을 마친 도깨비 왕은 드디어 실전 연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상대는 바위 인형이 아니라, 귀신 삼총사였습니다. 물론 귀신들은 또다시 벌벌 떨었지요.
“살살해 줘…”
“우린 종이보다 가벼워…”
도깨비 왕은 중심을 낮추고 귀신 덜덜이와 샅바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을 주는 바람에 얼굴이 새빨개졌습니다.
“으으으…!”
그 순간, “뿡——!” 하는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도깨비 왕의 방귀였습니다.
방귀 바람이 회오리처럼 몰아치며 모래판이 통째로 뒤집혔습니다. 귀신 삼총사는 하늘로 빙글빙글 날아올랐고, 느티나무 잎까지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잠시 후, 모래더미 속에서 도깨비 왕이 얼굴만 쏙 내밀었습니다.
“…이건 기술이 아니다.”
귀신들은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며 말했습니다.
“그래도… 좀 웃겼어.”
“조금 무서웠지만…”
모두 한참을 웃었습니다. 씨름판은 엉망이 되었지만, 처음으로 함께 웃은 순간이었습니다.
겁쟁이 귀신의 반칙 작전

며칠 뒤, 귀신 벌벌이는 몰래 작전을 세웠습니다.
“우린 몸이 가벼우니까… 상대를 놀라게 해서 넘어뜨리면 되지 않을까?”
후들후들은 눈을 반짝였습니다.
“갑자기 ‘우와아!’ 하고 나타나는 거야!”
도깨비 왕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멈췄습니다.
“그건 반칙이다.”
“왜?”
“씨름은 정정당당해야 한다.”
귀신들은 시무룩해졌습니다. 그들은 늘 도망치거나 속이는 방식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힘으로 겨뤄본 적이 없었지요.
그날 밤, 귀신들은 처음으로 도망치지 않고 모래판 위에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무섭고 떨렸지만, 도망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요괴 심판의 이상한 판정

그날 밤, 어디선가 하얀 수염이 긴 요괴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씨름판의 심판이다.”
그는 긴 지팡이를 짚고 모래판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귀신 삼총사와 도깨비 왕의 대결이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도깨비 왕은 힘을 쓰려다가 멈췄습니다. 대신 중심을 낮추고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귀신 덜덜이는 도망치지 않고 버텼습니다. 비록 힘은 약했지만, 끝까지 버텼지요.
잠시 후, 모두 모래 위에 넘어졌습니다.
심판 요괴는 외쳤습니다.
“무승부!”
“에에에?”
“왜요?”
“오늘의 승자는 ‘용기’다.”
귀신들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자신들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진짜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경기가 끝난 뒤, 도깨비 왕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나는 힘이 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귀신 벌벌이가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우린 아직도 무섭지만… 도망치지 않았어.”
도깨비 왕은 크게 웃었습니다.
“그래! 그게 힘이다!”
진짜 힘은 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망치지 않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걸 모두 깨달았습니다.
그날 이후 귀신들은 더 이상 겁쟁이라고 불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버티는 귀신들”이 되었지요.
도깨비 왕의 눈물과 씨름 축제

며칠 뒤, 마을에서는 어린이 씨름 축제가 열렸습니다. 도깨비 왕과 귀신들은 느티나무 뒤에서 몰래 지켜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웃으며 인사하고, 넘어지면 손을 잡아 일으켜 주었습니다.
도깨비 왕의 눈이 촉촉해졌습니다.
“이게 진짜 씨름이구나…”
귀신 덜덜이는 말했습니다.
“우리도… 축제 지켜주는 요괴가 되자.”
그날 이후, 밤이 되면 도깨비 왕과 귀신 삼총사는 씨름판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넘어지면 모래를 폭신하게 만들어 주고, 겁먹은 아이가 있으면 조용히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방귀 회오리도 몰래 날렸답니다.
“뿡!”
달빛 아래, 씨름판에서는 오늘도 웃음이 번져갑니다.
에필로그

달빛 아래 남겨진 발자국
씨름 축제가 끝난 밤이었습니다. 운동장은 다시 조용해졌고, 모래판 위에는 작은 발자국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며 남긴 흔적들이었지요.
느티나무 뒤에서 도깨비 왕이 말했습니다.
“나는 예전엔 이기고 싶기만 했다.”
귀신 덜덜이가 대답했습니다.
“우린 예전엔 도망치기만 했어.”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도깨비 왕은 모래를 한 움큼 쥐었다가 살며시 내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알았다. 이 씨름판은 싸움터가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연습을 하는 곳이라는 걸.”
귀신 삼총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달빛이 모래 위에 은빛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그 빛 속에서 네 요괴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졌습니다. 이제 그들은 남을 놀라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는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그날 밤 이후, 씨름판 모래는 유난히 폭신해졌다고 합니다. 누군가 넘어질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살짝 받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용기를 내는 아이가 나타나면—
어디선가 작은 콧바람이 불어와 모래를 반짝이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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