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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만 한 공주, 리세의 모험








콩알만 한 공주, 리세의 모험

달빛이 가장 밝게 비추던 어느 밤, 조용한 덴마크의 작은 마을에는 신비한 콩꽃이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콩꽃 아래에서 손가락 한 마디만 한 작은 공주가 태어났지요. 이름은 리세. 몸은 작았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넓고 따뜻했습니다. 그러나 리세가 자란 집에는 심술궂은 새엄마와 두 언니가 있어 리세를 괴롭히기 일쑤였습니다. 작은 몸으로 집안일을 하고, 커다란 물동이를 들려다 넘어지기도 하고, 억울한 꾸중을 듣는 날도 많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리세는 슬픔을 안고 숲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생쥐 할머니는 리세에게 “작다고 약한 건 아니란다”라며 작은 마법 씨앗을 건넵니다. 그 씨앗은 ‘마음을 비추는 콩단추’가 됩니다. 리세는 이 콩단추로 마을 축제 준비를 도우며 모두에게 기쁨을 주려 하지요. 하지만 언니들의 질투로 콩단추는 깨져 버리고, 리세의 마음도 산산이 부서져 버립니다.
그때 나타난 바람요정과 개미 왕국은 리세에게 새로운 용기와 지혜를 주며, 리세는 다시 한 번 힘을 냅니다. 마을 축제의 날, 리세는 작지만 깊은 마음으로 진실을 밝혀내고 모두의 사랑을 얻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작아도 소중한 존재, 작아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목차

1. 콩꽃 아래서 태어난 작은 공주 리세
달빛 아래 핀 콩꽃에서 태어난 손가락만 한 리세 공주의 탄생 이야기.
2. 새엄마와 두 언니의 심술
리세를 질투하는 새엄마와 억지 일을 시키는 두 언니가 등장한다.
3. 숲 속 생쥐 할머니의 도움
몰래 울던 리세에게 생쥐 할머니가 나타나 작지만 마법 같은 도움을 준다.
4. 작은 손으로 만든 큰 선물
리세가 정성을 다해 완성한 작은 빛나는 콩단추 한 알로 마을 축제 준비를 돕는다.
5. 언니들의 방해와 깨진 콩단추
질투한 언니들이 콩단추를 깨뜨리며 리세를 억울하게 만든다.
6. 바람요정의 초대장
콩단추 조각을 주워 간 바람요정이 리세에게 ‘진실을 밝히는 바람의 깃털’을 건네준다.
7. 콩알 모험: 개미 왕국으로의 여행
리세는 개미 왕국으로 건너가, 한 번만 소원을 들어주는 ‘개미의 지혜’를 얻는다.
8. 마을 축제의 날, 드러나는 진실
바람의 깃털과 개미의 지혜로 언니들의 거짓과 리세의 노력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9. 작지만 큰 용기의 공주
작은 몸으로 모두를 돕고 위기를 해결한 리세가 마을의 기쁨이 된다.
10. 콩꽃 아래서 다시 태어난 희망
리세의 선함으로 콩꽃이 다시 피어나고, 가족과의 관계도 평화를 찾아간다.
책 소개글


덴마크의 북쪽에 자리한 작은 마을은 늘 바람이 잔잔하고, 저녁이면 붉은 노을이 콩밭을 금빛으로 물들였습니다. 어느 특별한 밤, 달은 유난히 밝았고 콩꽃 하나가 은은한 빛을 토해냈습니다. 그 순간, 꽃잎이 살며시 열리며 아주 작은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콩알공주 리세’라고 불렀습니다. 손톱보다 조금 더 큰 작은 아이였지만, 그녀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고 맑았습니다.
하지만 리세의 삶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뒤 들어온 새엄마와 두 언니는 리세의 작음을 비웃으며 크고 어려운 일만 시켰지요. 큰 바가지로 물을 긷게 하고, 거대한 빗자루로 방을 쓸게 하고, 심지어 콩밭의 잡초를 모두 뽑게 하기도 했습니다. 리세는 눈물도 흘렸지만, 늘 미소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리세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만난 생쥐 할머니는 그녀에게 특별한 씨앗을 건네며 말합니다. “착한 마음은 언제나 길을 찾는단다.” 그 씨앗은 빛을 머금은 작은 ‘콩단추’가 되어 리세의 소망이 깃든 보석이 됩니다. 리세는 이 콩단추로 마을 축제에서 쓸 장식품을 만들며 모두를 돕고자 하지요.
하지만 언니들은 리세의 칭찬을 시기하여 콩단추를 깨뜨리고, 리세에게 누명을 씌우려 합니다. 상심한 리세 앞에 나타난 바람요정은 ‘진실을 드러내는 깃털’을 주고, 개미 왕국은 ‘지혜의 돌’을 건네며 그녀의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축제의 날, 리세는 자신의 작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큰 용기로 진실을 밝힙니다. 사람들은 리세의 선함을 깨닫고 새엄마와 언니들도 잘못을 인정하게 되지요.
결국 리세는 모두가 사랑하는 ‘마음의 공주’가 됩니다. 이 이야기는 작은 몸, 작은 존재도 세상을 따뜻하게 바꿀 수 있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덴마크풍 우화입니다.
콩꽃 아래서 태어난 작은 공주 리세


달빛이 은빛 강물처럼 마을을 덮던 어느 밤, 콩밭 한가운데서 작은 빛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하얀 꽃잎이 천천히 열리더니 그 속에서 작은 아기가 모습을 드러냈지요. 마치 꽃이 품은 요정 같았습니다. 아주 작은 손, 작은 발, 작은 눈. 사람들은 놀라움과 기쁨에 차서 이 아기를 ‘콩알공주 리세’라고 불렀습니다.
리세는 작았지만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새벽마다 콩잎 사이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했고, 작은 물방울 위에서 춤을 추는 것도 즐겼지요.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숙여 작은 리세에게 인사하며 “작아도 참 대단한 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리세는 사랑을 받으며 쑥쑥 자라났습니다. 물론, 몸은 여전히 콩알만큼 작았지만요.
그러나 시간이 흘러 리세의 삶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집에는 새엄마와 두 언니가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처음엔 상냥했지만, 곧 리세의 작음을 비웃기 시작했지요. “저 작은 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리세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으며 말했습니다. “작아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거예요.”
새엄마와 두 언니의 심술


리세가 살던 집은 이제 작은 발걸음마다 한숨과 괴로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새엄마는 리세를 부르며 큰 물동이를 건네곤 했습니다. “이 물 좀 채워 오렴. 어서!” 하지만 리세는 그 물동이를 들기도 힘들었지요. 두 언니는 리세가 애쓰는 모습을 보며 킥킥 웃었습니다. “저 좀 봐, 물동이가 바위만큼 크잖아!”
리세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잔을 찾아 물동이에 조금씩 물을 옮겨 담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그러나 새엄마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다야?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하고 소리쳤지요.
언니들은 일부러 리세가 닿을 수 없는 선반 위에 물건을 두고 “저기 있는 실을 가져와 봐” 하고 말했습니다. 리세는 작으면서도 슬기로운 방법을 찾아내었습니다. 집에 사는 짚신벌레 친구에게 부탁해 실을 아래로 밀어달라고 하여 가져오기도 했지요. 하지만 언니들은 도와준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리세를 다시 꾸짖었습니다.
어느 날, 리세는 너무 억울해 조용히 울며 숲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작은 발걸음이었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했습니다.
숲 속 생쥐 할머니의 도움


숲 속은 조용했습니다. 나무들은 리세의 마음을 읽은 듯 잎을 흔들며 그녀를 위로했습니다. 그때 조그마한 나무뿌리 위에 앉아 있는 늙은 생쥐 한 마리가 리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니, 작은 공주야?”
리세는 놀라서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작아서 아무도 저를 믿어주지 않아요.”
생쥐 할머니는 리세를 부드럽게 쓰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주머니에서 콩알보다 조금 큰 씨앗 하나를 꺼내 건네주었지요.
“이건 ‘마음을 비추는 씨앗’이란다. 착한 마음을 가진 이가 품으면 빛나는 보석이 되지.”
리세는 씨앗을 꼭 끌어안으며 고마워했습니다.
“정말 제가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란다.”
작은 손으로 만든 큰 선물

며칠이 지나고, 마을에는 1년에 한 번뿐인 “봄맞이 축제”가 다가왔습니다. 사람들은 색색의 깃발을 걸고, 아이들은 연을 날리며 들떠 있었지요. 리세도 축제를 사랑했지만, 이번 축제는 더 특별했습니다. 누구나 축제 장식물을 만들어 마을 회관에 전시하는 전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리세는 자신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리세는 생쥐 할머니가 준 ‘마음을 비추는 씨앗’을 떠올렸습니다. 그 씨앗을 손에 꼭 쥐자, 따뜻한 빛이 번져 나오기 시작했지요.
“이걸로 멋진 장식을 만들어야겠어!”
리세는 결심했습니다.
작은 손으로 씨앗의 표면을 곱게 다듬고, 콩꽃에서 떨어진 반짝이는 꽃가루를 모아 붙였습니다. 리세에게는 그것이 마치 별빛을 꿰는 작업처럼 느껴졌지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마침내 작은 ‘콩단추’가 완성되었습니다. 손톱만 한 크기였지만, 안에서 은은한 빛이 감돌며 마음을 포근하게 만드는 신비한 보석 같은 단추였습니다.
리세는 기뻐서 언니들에게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저도 축제를 위해 이걸 만들었어요!”
그러나 언니들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저게 뭐야? 그렇게 작은 걸 누가 알아보겠어?”
하지만 리세는 기죽지 않았습니다.
“작아도 마음이 담겼어. 분명 기쁘게 봐주실 거야.”
그날 밤, 리세는 콩단추를 조심스럽게 상자에 담으며 빛나는 선물이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길 바라며 잠들었습니다.
언니들의 방해와 깨진 콩단추

축제 전날, 리세는 콩단추를 들고 마을 회관으로 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리세가 방을 비운 사이, 두 언니가 리세의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이게 그렇게 자랑할 만한 거야?”
“참나, 너무 작아서 우리 발바닥에 붙겠네.”
질투에 사로잡힌 언니들은 콩단추를 꺼내 장난처럼 돌리다, 그만 발로 툭 차버리고 말았습니다.
톡—!
바닥에 떨어진 콩단추는 조각나 버렸습니다.
언니들은 순간 놀랐지만 곧 서로를 바라보며 킬킬 웃었습니다.
“깨진 건 리세 탓으로 하면 돼. 우리가 뭐 잘못했어?”
그들은 조각을 대충 상자에 넣어두고 방을 나갔습니다.
곧 돌아온 리세는 상자를 열고 조각난 콩단추를 보고 주저앉았습니다.
“왜… 왜 이렇게 된 거지…?”
리세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새엄마는 소란을 듣고 들어와서는 오히려 리세를 꾸짖었습니다.
“소중한 걸 그렇게 함부로 다루니까 그렇지! 너는 역시 아무 것도 제대로 못 해!”
억울하고 슬펐지만, 리세는 변명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작다는 이유로, 늘 탓을 받았으니까요.
리세는 조용히 조각난 콩단추를 품고 다시 숲으로 향했습니다.
“씨앗을 다시 되돌릴 방법… 없을까…”
작은 발걸음이 흔들리는 눈물 위로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리세는 몰랐습니다.
그 조각난 콩단추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요.
바람요정의 초대장

숲 가장자리에 다다랐을 때, 따뜻한 바람이 리세의 얼굴에 살며시 닿았습니다.
“작은 공주야, 울지 말아라.”
어디선가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람은 점점 모여 하나의 모습이 되더니, 푸른빛의 ‘바람요정’이 나타났습니다. 고운 머리카락은 바람결에 흩날리고, 손에는 빛나는 깃털이 들려 있었습니다.
“네 선함을 바람이 알고 있단다.”
요정은 무릎을 꿇고 리세의 높이에 맞춰 말했습니다.
“콩단추가 깨졌다고 해서 마음이 깨진 건 아니야. 네가 담아둔 따뜻함은 아직 살아 있단다.”
리세는 눈물을 닦으며 물었습니다.
“정말… 다시 되돌릴 방법이 있을까요?”
요정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바람의 깃털을 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는 너뿐이란다.”
요정은 깃털을 리세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이 깃털은 마음속 진실을 드러내는 힘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사용할 때에는 용기가 필요하지.”
리세는 조심스레 깃털을 두 손으로 받았습니다.
“저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바람요정은 미소지었습니다.
“넌 이미 충분히 용감해. 작은 몸으로 누구보다 큰 선물을 만들었잖니.”
깃털이 빛나기 시작했고, 리세는 따뜻한 바람 속에서 믿음과 희망을 되찾았습니다.
“고마워요, 요정님. 이 깃털을 꼭 바르게 사용할게요!”
바람요정은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거야. 너에게는 또 다른 친구가 필요하단다. 바로 개미 왕국의 지혜를 찾아가렴.”
리세는 멈춰 있던 마음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네, 갈게요. 저는 포기하지 않아요.”
콩알 모험: 개미 왕국으로의 여행

리세는 개미 왕국이 있는 오래된 떡갈나무 아래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작은 리세에게도 더욱 작은 세계였고, 거대한 미로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두려움 대신 결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저기요… 혹시 개미 왕국으로 가는 길을 아시나요?”
리세의 작은 목소리에 한 개미 정찰병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콩알공주님이시군요! 왕국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리세는 깜짝 놀랐습니다.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네. 당신의 선함은 우리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정찰병의 안내에 따라 내려간 개미 왕국은 활기로 가득했습니다. 수천 마리의 개미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작은 돌과 잎으로 만든 건물이 따뜻한 빛을 내고 있었지요.
개미 왕은 크고 단단한 얼굴로 리세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작은 공주여, 네가 지닌 마음의 힘을 알고 있단다.”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어요.”
“그건 네 생각일 뿐이다. 작다는 것이 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왕은 조심스럽게 ‘개미의 지혜’를 건네주었습니다.
그것은 작고 단단한 흰색 돌이었지요.
“이 돌은 마지막 순간, 무엇이 옳은지 알려줄 것이다.”
리세는 감사하며 머리 숙였습니다.
“꼭 좋은 일에 사용할게요.”
그리고 개미 왕은 하나 더 알려주었습니다.
“진실은 힘든 길을 지나야 빛을 얻는다. 네가 겪는 억울함도 결국 너를 강하게 할 것이다.”
리세는 지혜의 돌을 품고 다시 마을로 향했습니다.
그 발걸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마을 축제의 날, 드러나는 진실

축제 날 아침, 마을은 떠들썩했습니다. 사람들은 리본을 달고 음악을 틀었으며 춤과 웃음이 곳곳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리세는 작지만 단단한 발걸음으로 회관으로 향했습니다.
회관 한가운데에는 주민들이 만든 장식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세가 만든 콩단추는 깨진 조각 그대로 들어 있었고,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뭐야?”
“깨진 걸 가져오다니…”
“작은 건 역시 쓸모가 없지.”
리세는 가슴이 아팠지만,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순간, 두 언니가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를 냈습니다.
“리세가 실수로 자기 장식을 깨뜨렸대요! 그리고 저희 탓이라 했어요!”
사람들의 시선이 리세에게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리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바람요정의 깃털을 꺼냈습니다.
깃털은 빛나기 시작했고, 리세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진실이 드러나게 해주세요.”
순간, 바람이 회관을 부드럽게 감싸더니 깨진 콩단추 조각들이 공중에 떠올랐습니다. 그 조각에 담긴 ‘마음의 기억’이 빛처럼 펼쳐지더니, 언니들이 콩단추를 깨뜨리는 장면이 모두에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놀라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세상에… 저 아이들이 망가뜨린 거잖아!”
“리세는 아무 잘못이 없었네!”
언니들은 얼굴이 새빨개져 떨기 시작했습니다.
리세는 분노 대신 조용히 말했습니다.
“저는 그저 축제를 함께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 말에 회관은 묘한 침묵에 휩싸였습니다.
작지만 큰 용기의 공주

리세의 진실이 드러나자 사람들은 깊이 반성했습니다.
“리세야, 우리를 용서해줄 수 있니?”
“네 몸은 작아도 마음은 정말 크구나…”
새엄마와 언니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미안하다, 리세야… 네가 그렇게 상처받은 줄 몰랐어.”
리세는 한참 동안 조용히 있다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저는 괜찮아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그 순간, 콩단추의 조각들이 빛났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스스로 이어져 하나의 완전한 빛나는 단추로 다시 변했습니다.
생쥐 할머니의 말처럼 ‘착한 마음’은 끝내 빛을 되찾은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환호했습니다.
“리세야, 넌 작지만 누구보다 용감하구나!”
“우리 마을의 진짜 공주야!”
리세는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습니다.
“저는 그냥… 제 마음이 시키는 일을 했을 뿐이에요.”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었습니다.
리세의 작음은 더 이상 약함이 아니라,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는 ‘작은 용기’의 상징이라는 것을.
콩꽃 아래서 다시 태어난 희망

그날 밤, 마을은 축제의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춤과 노래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리세는 콩밭 근처를 지나던 중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바로 자신이 태어났던 콩꽃이 다시 피어난 것입니다.
“저 꽃이… 다시?”
꽃잎은 은은히 빛났고, 리세가 걸어가자 꽃은 조용히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작은 공주여, 너의 선함이 이 땅에 희망을 다시 피게 했단다.”
새엄마와 언니들도 뒤늦게 도착해 리세의 손을 잡고 사과했습니다.
“정말 미안했다… 다시는 너를 억울하게 하지 않을게.”
리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해요.”
그리고 콩꽃은 작은 씨앗 하나를 살며시 떨어뜨렸습니다.
그 씨앗은 리세의 손 위에서 따뜻한 빛을 냈습니다.
“이건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겠지…”
마을 사람들은 모두 리세에게 감사를 표하며 말했습니다.
“네가 있어서 우리 마을이 더 따뜻해졌단다.”
그날 이후, 사람들은 작은 존재라도 얼마나 큰 빛을 낼 수 있는지 잊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리세는 마을의 누구보다 가장 밝게 빛나는 마음의 공주로 오래도록 사랑받았습니다.
에필로그



그날 이후, 덴마크 북쪽의 작은 마을은 예전과 똑같이 바람이 잔잔했고, 저녁이면 붉은 노을이 콩밭을 금빛으로 물들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분명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지요.
아주 작았던 한 존재가 보여 준 진실과 용기가, 마을의 공기처럼 조용히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콩알공주 리세는 여전히 손톱보다 조금 큰 몸으로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무도 그녀의 크기를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이들은 리세에게 마음이 아플 때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묻고, 어른들은 조용히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깨진 콩단추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 조각들은 마을 회관 창가에 놓여 햇빛을 받을 때마다 반짝였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마음은 부서져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새엄마와 두 언니는 달라졌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큰 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고, 작고 여린 존재를 대하는 손길에도 따뜻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콩밭에서 일할 때면 가장 작은 콩꽃을 먼저 살펴보며, 혹시 도움이 필요한 것은 없는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곤 했지요.
리세는 가끔 숲속을 찾아가 바람요정의 깃털이 남긴 흔적을 바라보고, 개미 왕국이 알려 준 지혜를 마음속에 되새겼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자신이 태어났던 콩꽃 아래에서 별과 달에게 속삭였습니다.
“작아도 괜찮아. 마음이 빛난다면, 세상은 분명 알아봐 줄 거야.”
그 후로도 달빛이 유난히 밝은 밤이면, 마을 아이들은 콩밭을 바라보며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딘가에서 또 다른 콩알공주가 태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그리고 그 이야기는 오늘도, 작은 마음을 가진 모든 어린이들에게 조용히 속삭이고 있습니다.
너는 이미 충분히 소중한 존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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