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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가는 마을, 남산

시간이 흘러가는 마을, 남산

남산 아래 작은 언덕에 천막으로 지은 마을이 있었어요. 바람이 불면 천막이 펄럭이고, 비가 오면 물이 새었지만 그곳엔 언제나 웃음이 있었죠. 아이들은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어른들은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하루의 피로를 풀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커다란 트럭이 들어오며 “이곳이 재개발된대요!”라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마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반짝이는 힐튼호텔이 세워졌죠.

시간이 흐르면서 도시의 모습은 점점 달라졌어요. 천막이 사라지고, 호텔이 생기고, 다시 그 호텔이 문을 닫고 고층빌딩들이 세워졌어요. 하지만 남산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답니다. 변하는 건 건물이었지만, 변하지 않는 건 사람들의 마음이었어요.

이 책은 도시의 변화를 따라가며, 잊혀진 마을의 기억과 따뜻한 정을 담은 이야기예요. 아이들의 눈으로 본 ‘시간이 흐르는 마을’, 그리고 그 속에 살아 있는 사랑과 기억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마음의 고향’을 전하고자 합니다.

목차

1. 천막 아래 작은 집들

 비가 새던 날, 아이들은 천막 아래서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남산 아래, 작은 불빛들이 피어났다.

2. 따뜻한 국밥 냄새

 아침마다 천막촌을 깨우던 소리, “국밥 왔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데워주던 이야기.

3. 첫 번째 철거 소식

 어느 날 마을에 퍼진 소문, “이곳에 큰 건물이 들어온대!” 아이들은 혼란스러워졌다.

4. 하얀 벽의 거대한 집, 힐튼호텔

 천막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반짝이는 유리창의 건물이 섰다. 아이들은 그 안이 궁금했다.

5. 낯선 손님들과의 만남

 외국인 손님들이 오가며 “헬로!” 인사했다. 도시가 변하자, 말과 얼굴도 달라졌다.

6. 잊혀진 마을의 이름

 사람들은 “천막촌”이란 말을 잊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노인은 여전히 남산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7. 다시 변하는 거리

 시간이 흘러 힐튼호텔도 문을 닫았다. 아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 그 자리를 지났다.

8. 하늘을 찌르는 빌딩들

 도시는 다시 공사판이 되었다. 더 높은 빌딩, 더 반짝이는 불빛들이 세워졌다.

9. 남산이 지켜본 이야기

 남산은 묵묵히 도시의 변화를 바라본다. 나무들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다.

10. 미래의 아이들에게

 “도시는 계속 변해도,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아야 해.” 할머니의 말이 새겨진다.

책소개글

옛날, 남산 아래에는 천막으로 만든 마을이 있었어요. 전기가 자주 나가던 밤이면 아이들은 초를 켜고 둘러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깔깔 웃었죠. 그곳은 가난했지만, 서로의 마음이 따뜻했던 곳이었어요. “우리 집은 비가 새도 괜찮아. 따뜻하잖아.” 아이들은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맞댔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했어요. 철거 소식이 들려오고, 하얀 헬멧을 쓴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그리고 천막들이 사라지자 그 자리에 ‘힐튼호텔’이라는 커다란 건물이 세워졌죠. 그곳에는 반짝이는 유리창과 외국인 손님들, 낯선 말소리들이 가득했어요. 아이들은 그 빛을 보며 “우리 세상은 어디로 갔을까?” 하고 생각했죠.

시간은 또 흘렀어요. 호텔의 불빛이 꺼지고, 도시는 다시 변했어요. 하늘을 찌르는 빌딩이 들어서고, 사람들의 걸음은 점점 빨라졌죠. 하지만 남산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요. 봄이면 벚꽃이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었죠. 그리고 그곳을 지켜보는 한 노인이 있었어요. 그는 옛날 천막촌에서 뛰놀던 아이였답니다.

그 노인은 손주에게 이렇게 말해요.

“세상은 변해도, 마음은 남는단다. 도시가 아무리 높아져도 사람의 정은 사라지지 않아.”

『시간이 흘러가는 마을, 남산 아래 이야기』는 변하는 도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도시의 역사와 따뜻한 감정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낸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예요.

천막 아래 작은 집들

남산 아래 작은 골짜기에는 바람이 불면 천막이 팔랑거리는 마을이 있었어요. 아이들은 낡은 고무신을 신고 흙길을 뛰어다녔죠. 밤이면 작은 등불 하나에 모여 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천막 위로 빗물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스며들었어요. 그래도 아이들은 “우리 집 따뜻하지?” 하며 서로를 끌어안았죠. 그곳엔 가난했지만 정이 가득했어요.

따뜻한 국밥 냄새

아침마다 ‘국밥 왔어요!’ 하는 외침이 마을을 깨웠어요.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수레 위에는 커다란 냄비가 있었죠. 아이들은 학교 가는 길에 그 냄새를 맡으며 “오늘은 꼭 먹어야지!” 속삭였어요. 할머니는 “이 국밥 한 그릇에 온기가 다 있단다.” 하시며 웃으셨죠.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도 국밥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사정을 들어줬어요. 국밥 냄새는 남산 천막촌의 아침을 따뜻하게 데웠답니다.

첫 번째 철거 소식

어느 날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어요. “여기 큰 건물이 들어온대!” 아이들은 믿지 않았죠. 하지만 트럭이 하나둘 들어오고, 하얀 헬멧을 쓴 어른들이 천막을 바라보며 뭔가를 적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불안했어요. “우린 어디로 가야 하지?” 누군가 물었죠. 아이들은 마지막 밤, 남산을 바라보며 불빛 아래서 노래를 불렀어요. 천막촌의 웃음이 바람에 실려 흩어졌답니다.

하얀 벽의 거대한 집, 힐튼호텔

몇 달 뒤, 천막촌 자리에 거대한 하얀 벽이 세워졌어요. 반짝이는 유리창이 줄지어 있고, 불빛은 밤새 꺼지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저긴 힐튼호텔이라 불러.” 하고 속삭였죠. 아이들은 몰래 울타리 너머로 호텔을 구경했어요. “저 안엔 어떤 방이 있을까?” 궁금했죠. 천막 아래 살던 그들의 눈엔 반짝이는 세상이 너무 낯설고 멀게 보였어요. 하지만 누군가는 그곳에서 새 일을 시작했어요. 시대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어요.

낯선 손님들과의 만남

호텔 앞에는 큰 여행가방을 든 외국인들이 가득했어요. “헬로!” “굿모닝!” 낯선 말들이 공기 속을 떠다녔죠. 마을의 아이들은 신기해서 몰래 그들을 따라다녔어요. 어떤 아저씨는 미소를 지으며 초콜릿을 건네기도 했어요. 처음 보는 세상, 다른 언어, 그리고 반짝이는 옷차림. 그날 아이들은 세상이 훨씬 넓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답니다.

잊혀진 마을의 이름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천막촌”이라는 말을 잊었어요. 지도에도, 이야기에도 없었죠. 하지만 한 노인은 여전히 남산을 오르며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이 자리엔 웃음 많던 마을이 있었단다.”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진짜요?”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죠. 세상은 변했지만, 그 이야기는 노인의 마음 속에 살아 있었어요.

다시 변하는 거리

언젠가부터 호텔 창문에 불이 꺼지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웅성거렸죠. “이제 여기도 문을 닫는대.” 그 자리를 지나던 옛 아이들은 깜짝 놀랐어요. 자신들의 추억이 또다시 사라지는 것 같았죠. 그러나 한 아이는 속삭였어요. “그래도 우리 기억 속엔 남아 있어.” 도시가 또 변하더라도, 마음 속에는 여전히 천막 아래 웃음이 살고 있었답니다.

하늘을 찌르는 빌딩들

다시 공사 트럭이 들어오고, 크레인이 하늘을 향해 팔을 뻗었어요. 이번엔 더 높은 건물들이 세워졌어요. 빛나는 유리, 전광판, 번쩍이는 광고들. “도시는 정말 잠들지 않네.” 누군가 말했죠.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바쁜 걸음으로 지나갔어요. 하지만 바람이 불면 이상하게도 천막의 팔랑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남산이 지켜본 이야기

남산은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천막이 있던 시절도, 호텔이 있던 시절도, 빌딩이 가득한 오늘도. 봄이 오면 벚꽃이 피고, 여름엔 매미가 울며, 가을엔 낙엽이 떨어졌어요. 변하지 않는 건 산과 하늘뿐이었죠. 남산은 조용히 말했어요. “모양은 바뀌어도 사람의 마음은 닮아 있단다.”

미래의 아이들에게

노인이 된 아이는 이제 자신의 손주에게 말했어요. “옛날엔 이 근처에 천막촌이 있었단다.” 손주는 놀라며 물었죠. “정말요? 여긴 멋진 빌딩뿐인데요!” 노인은 웃으며 대답했어요. “도시는 계속 변하지만, 그 속에 살아가는 마음은 같단다.” 손주는 남산을 올려다봤어요. 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어요. 그리고 하늘에는, 천막촌의 불빛처럼 별들이 반짝였답니다.

에필로그

시간은 흘러가요. 천막이 있던 자리엔 호텔이 들어서고, 호텔이 있던 자리엔 빌딩이 서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남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답니다.

이제 어른이 된 아이는 손주의 손을 꼭 잡고 말했어요.

“이곳은 예전에 우리 마을이었단다.”

손주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죠.

“정말요? 천막이 있었어요?”

노인은 웃으며 대답했어요.

“응, 그때는 하늘이 더 가깝게 느껴졌단다.”

손주는 남산을 올려다보았어요. 바람이 살짝 불며 나뭇잎이 흔들렸어요.

그 순간, 멀리서 천막이 펄럭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답니다.

남산은 오늘도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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